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이른바 ‘BBC’ 산업군 기업 10곳 중 7곳이 올해도 공급망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4일 발표한 ‘BBC 제조 기업의 공급망 체감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새해 공급망 상황에 대한 예상을 묻는 질문에 72.7%가 올해에도 지난해 못지않거나 더욱 심한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응답 기업의 21.0%가 ‘악화될 것’이라고 봤다. 공급망 위기로 시장 한파를 경험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절반을 넘는 51.7%에 달했다. ‘호전될 것’이라고 예측한 기업은 27.3%였다.
업종별로 ‘악화 또는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제약바이오(80.7%), 배터리(73.9%), 반도체(6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BBC 기업들이 새해에 가장 우려하는 공급망 위협 요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였다. 5점 만점으로 표현한 위협 수준에서 평균 3.9점을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미중 패권 경쟁 등 자국 우선주의 심화(3.8점)’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3.7점)’ 등이 지목됐다.
공급망 위기로 인한 기업의 해외 유출 위기도 커지는 모습이다. 공급망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생산 기지 이전 등 해외시장 진출을 검토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39.7%가 ‘검토한 적이 있거나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업종별로는 배터리(45.2%), 반도체(42.2%), 제약바이오(30.7%) 순으로 응답 비중이 높았다.
BBC 기업들의 투자 활동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 기업의 51.7%는 새해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 ‘소극적 긴축 경영을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지난해보다 줄일 것’이라는 응답(62.7%)이 ‘늘릴 것(37.3%)’이라는 답변을 크게 웃돌았다. 전년 대비 수출 전망도 감소(57.3%) 예상이 증가(42.7%)보다 많았다.
기업들은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과제로 ‘거래처 발굴 지원(35.3%)’ ‘대·중소기업 간 공급망 협력 생태계 구축(16.3%)’ ‘보조금·세액공제 확대(14.7%)’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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