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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2조달러 붕괴·테슬라 -12%”…“연준 침체 안 두려워해”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3일(현지 시간) 새해 첫 거래일에 애플의 시가총액 2조 달러가 붕괴했다. 애플




"애플 선적량 22% 급감" / 그린스펀 "연준 침체 두려워 안 해" / "테슬라, 마진과 수요가 관건" [3분 월스트리트 Live]

2023년, 새해 첫 거래일인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테슬라와 애플 주가가 급락하면서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76%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40%, 0.03% 내렸는데요. 상대적으로 낙폭은 제한적이긴 했죠.

테슬라와 애플이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시장의 4분기 인도량 전망치를 맞추지 못한 테슬라가 12.24% 폭락했고 애플은 맥북과 에어팟 생산감소 우려에 3.74% 떨어졌는데요. 로이터통신은 톰 주 중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북미와 유럽의 판매와 생산을 직접 감독할 수 있게 승진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수요 감소는 결국 경기침체와 관련 있습니다. 이날도 침체 얘기가 월가를 뒤덮었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연 3.72%까지 빠졌고 달러인덱스는 104.8까지 치솟았습니다. 엔화가 달러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나온 결과인데요.

새해 들어 침체 우려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경기침체와 올해 글로벌 10대 리스크, 테슬라와 애플 상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린스펀 “일부 인플레 감소가 정책전환 보장 안 해 임금·노동완화해야”…월가 “침체 땐 실업률 최소 5% 이상 6% 수준” 전망도


우선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생각부터 보죠. 어드바이저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선임 경제 자문관인 그린스펀의 인터뷰가 이날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됐는데요. 그린스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경기침체가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 같다는 질문에 “경기침체는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두 달 동안의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상승률 둔화를 보여주긴 했지만 여전히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공식 인플레 수치는 측정 방법, 특히 주거비용 때문에 조만간 완화할 수 있지만 이것이 연준의 정책전환(reversal)을 보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 감소가 지속적인 트렌드가 되기 위해서는 임금인상과 고용이 더 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린스펀은 또 “주식시장과 달리 침체를 걱정하고 예상하는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일이 아니”라고 못박았습니다. 이는 시장 생각보다 연준 위원들이 강성일 수 있음을 뜻하는데요. 침체가 와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는 연준이 바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이날 △금리 빨리 내리면 인플레이션 다시 폭발 △이 경우 연준 신뢰성 훼손(특히 주식 떠받치기 위한 목적 시) △연준, 금융시장 작동불능 아니면 섣부른 완화 없다고 기대 △코로나19 때의 초과저축에 금리인상 효과 퍼지는데(소비감소) 시간 더 걸림 △FTX 사태, 암호화폐·NFT 넘어서는 전염 없을 것 △중국과 대만 사이의 갈등이 또다른 블랙스완 △긴축에 따른 뭔가 부서지는 위험은 현재 감소 등을 강조했는데요.

블룸버그 MLIV 펄스 조사 결과. 내년 주요 지표 전망치. 블룸버그


시장의 분위기도 비슷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채권거래를 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스, UBS, TD증권 같은 대형 금융사 23곳을 상대로 설문을 한 결과 약 78%인 18개 사가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했다고 하는데요. 대부분은 현재 3.7% 수준인 실업률이 5%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고 합니다. 브렛 라이언 도이치뱅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둔화하고 있으며 초과저축이 바닥나면서 소비가 급격하게 둔화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다만, 침체는 얕고 경미할 것이며 이 때문에 증시는 상반기에 나빴다가 하반기에는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연준도 3분기나 4분기에는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봤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기준금리가 5~6월께 5.00~5.25%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오지만 7월부터는 4.75~5.00% 이하로 내려가는 확률이 점점 커지죠.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도 연준이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는 블룸버그TV에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때문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이번이 다른 것은 연준이 유발하는 침체이기 때문에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면 침체를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각한 침체는 아닐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침체가 없을 것이라고 본 금융사는 5군데인데요.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크레디트 스위스, HSBC 등입니다.

흥미로운 건 주요 애널리스트들이 자신이 보는 침체 확률을 70% 안팎으로 제시하는 상황에서 이를 주요 금융사 기준으로 나눠봐도 비슷한 수준이 나온다는 겁니다. 어쨌든 침체를 피해도 성장률은 약 0.5%에 그친다는 게 중론인데요.

정리하면, 2023년 침체 논의는 △침체 발생 여부 △침체의 깊이와 길이 △연준의 지원여부 등이 핵심입니다. 이를 가르는 것은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강한 노동이 얼마나 가느냐겠죠.

유라시아그룹, “올해 러시아·시진핑 등이 최대 리스크”…마이클 버리 "연준·정부 지원책에 인플레 부활 가능” vs “침체 전망 놀랍지 않으나 겸손해야”


중요한 것은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인하 같은 ‘페드 풋(Fed Put)’에 나설 수 없고 이것이 이번 침체를 더 길고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꽤 있다는 점입니다. 프리야 미스라 TD증권 매니징 디렉터는 “연준이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침체가 일어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고통이 생각보다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게 맞겠습니다. 공매도 투자로 이름난 마이클 버리는 “침체에 연준과 정부의 지원책이 나오면서 인플레이션이 되살아 날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다만, 어느 한쪽에 무게중심을 두되 데이터와 상황에 따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도 필요할 듯합니다. 경기침체 조기경보인 ‘삼의 법칙(Sahm’s rule)’을 만든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 클라우디아 삼은 “불행하게도 지난 70년 간 인플레이션의 모든 주요한 감소는 경기침체와 관련이 있으며 나를 포함한 많은 경제학자들이 올해 경기침체가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는 일은 놀라운 게 아니”라며 “삼의 법칙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실업률이 한번 0.5%포인트(p) 이상 증가하면 그 흐름은 2%p 넘게 증가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기침체가 오면 실업률이 6% 수준으로 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는데요.

삼의 법칙은 실업률 3개월 이동평균이 지난 12개월 동안의 최저치보다 0.5%p 이상 높으면 침체 초기단계라고 보죠. 2001년 같은 가장 완만한 경기침체 때도 실업률은 경기침체 이전 최저치에서 2%포인트(p) 상승했다고 하는데요. 2022년 7월 최저치(3.5%)를 고려하면 올해나 내년 미국 실업률이 최소한 5.5%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그는 “삼의 법칙은 경험에서 나온 것이며 명제도, 자연법칙도 아니다. 내가 괴물(monster)을 만들었다”며 자신이 만든 법칙이 침체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쓰이는 것을 경계했는데요. ‘2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마이너스=경기침체’라는 등식도 올해 산산이 깨졌죠. 거시경제 예측에 있어서는 늘 겸손해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유라시아그룹이 2023년 리스크로 첫 손에 꼽은 게 러시아다.




그럼에도 리스크 요인은 알고 있는 게 맞겠지요. 어떤 식으로든 많이 알면 알수록 더 겸손해지게 되는데요. 그에 비례해 예측력, 실수할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이날 정치 싱크탱크인 유라시아그룹(Eurasia Group)이 올해 10대 리스크를 발표했는데요. 순서대로 △불량배 러시아(Rogue Russia) △시진핑의 권력 극대화 △대량 살상무기 △인플레이션 충격파 △코너에 몰린 이란 △에너지 위기 △여성 권익신장 중단 △틱톡 붐 △물부족 문제 등입니다.

지정학적 문제와 정치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지만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도 중요한 사안들인데요.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 도시와 주요 인프라에 계속 포격을 하겠지만 그것이 지상의 군사적 균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로 동원한 병사들로 공세를 펼 수 있지만 이들의 훈련부족과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에 막힐 것”이라고 분석했죠. 그러면서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는 가스 흐름을 거의 다 끊었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에 영향력이 거의 없다. 제재 원복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지원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핵 무력시위는 더 거세질 것이며 푸틴은 전술 핵무기를 우크라이나 쪽으로 더 가까이 옮기고 이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어 핵 위기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이어 “하지만 러시아는 그런 위협의 수준을 조정할 것이며 직접적인 핵사용은 가능성이 낮다”며 “푸틴은 이란만큼 아마겟돈을 싫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신 러시아가 서방 기업과 정부에 대한 해킹,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및 파이프라인 파괴, 대서양 광케이블 절단,극단주의 세력 지원 등으로 서방에 보복할 것이라고 봤는데요. 시 주석의 권력집중과 자의적인 판단이 정책변동성을 키우고 변이 바이러스 발생 시 정보공개를 막아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틱톡과 에너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문제도 경제를 보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부분이죠.

“애플, 선적량 22% 급감 1년 만 시총 1조 달러 사라져”…“테슬라, 마진과 수요 관건 종목 전략 엇갈려”


마지막으로 증시 상황을 보겠습니다. 이날 애플이 시가총액 2조 달러가 붕괴했는데요. 약 1조9900억 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약 1년 만에 1조 달러가량이 사라진 거죠.

애플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기업 아람코(Aramco)가 2조 달러 클럽에서 밀려났을 때도 마지막까지 이를 지켜왔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은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에서의 아이폰 생산 문제가 연말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에 흔들려왔다”며 “이달 초에는 애플이 수요 약화를 고려해 공급업체들에 에어팟과 애플 워치, 맥북의 부품생산을 줄이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애플이 주요 제품의 수요둔화를 걱정한다는 것은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중요한데요. 지난 2일 닛케이 아시아는 대만 타이페이발로 이 기사를 전한 바 있죠.

이는 대만 기업에서 해당 내용을 들었다는 의미입니다. 대만에는 TSMC를 비롯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여럿인데요. 예를 들어 자동차 업체의 생산량을 알려면 본사의 수치가 중요하겠지만 타이어 업체의 납품 갯수를 통해서도 간접추정이 가능합니다. 이는 ‘글로벌 수요감소→생산량 축소→매출 및 이익규모 하락→주가 악영향’의 가능성을 보여주죠. 공급망 분석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최근 아이폰 선적량이 22%나 급감했다는데요.

테슬라도 비슷합니다. 테슬라를 두고 모건스탠리는 “매수 기회”, 베어드는 “매수자로 남을 것”라고 했습니다. 이날 오전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가가 254달러로 이날 종가(108.10달러)의 두 배가 넘는데요. 그러나 이날 주가 급락은 경기침체를 앞두고 수요둔화와 마진감소 우려를 분명히 키우고 있습니다. 앞서 테슬라의 4분기 인도량이 40만5278대로 전망치(41만7000대)를 밑돌았죠. JP모건은 테슬라 주가 목표치를 150달러에서 125달러로 낮췄는데요.

이태이 미캘리 씨티 애널리스트는 “인도량 미달은 테슬라가 생산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거시적인 수요압력에 대한 우려를 키울 것”이라며 “(1월25일에 4분기 실적이 나오는데) 총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주가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피에몬트 리튬은 2025년까지 테슬라에 12만5000톤의 리튬을 공급하면서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죠.

MLIV 펄스 조사상 직군별로 다른 금리인하 전망 시기. 블룸버그통신


시장에서는 우울한 얘기들이 많은데요. 그레그 바숙 AXS 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의 경기침체 환경은 기술주의 성적을 더 나쁘게 할 수 있다”며 “더 높은 수익률과 더 지속적인 현금흐름, 강한 배당을 보이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갈증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토리 펀드 설립자이자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댄 나일스는 “S&P500이 지난해 연말보다 20% 이상 낮은 3000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3개월짜리 국채(금리 4.3%)나 헬스케어, 우라늄 등의 분야가 유망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는데요.

달러화 강세도 부담입니다. 파운드와 유로, 스위스 프랑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초부터 달러 강세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제오프 유 뉴욕멜론은행의 선임 외환 전략가는 “재균형 측면에서 보면 달러화가 지난해 과도하게 (약세로) 마무리됐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약간의 회복이 있을 것임을 뜻한다”고 전했는데요.

물론 긍정론자들도 있습니다. 제이 햇필드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CEO는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증시가 올해 10% 이상 오를 수 있다”며 “서비스 분야와 경제의 회복력 때문에 큰 침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는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3.75% 수준이면 S&P500이 3800, 3%까지 내려가면 S&P가 43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날 국채금리와 S&P를 따지면 현상황에서는 추가 움직임은 없다는 얘기기도 한데요. S&P 수익률이 한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다음 해에는 대부분 플러스였다는 기대감도 여전합니다. 실비아 자블론스키 데피앙스 ETFs CEO는 “올해 실적이 어느 정도 버텨주고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면 증시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하기도 했는데요.

블룸버그가 지난해 12월19일부터 29일까지 한 ‘MLIV 서베이’에 따르면 내년 S&P 전망치 중앙값은 4000, 10년 물 국채금리는 3.5% 정도라고 합니다. 따뜻한 겨울에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고 유럽도 부담을 덜고 있다지만 아직 리스크가 많습니다. 첫날부터 드러났듯 2023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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