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보험사들이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올렸던 퇴직연금 금리가 새해 들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5일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 상품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 미래에셋생명 1년물 금리는 지난해 12월 대비 2.05%포인트 내린 3.50%를 기록했다. DB생명 1년물 금리도 6.4%에서 4.4%로 2.0%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장·단기 금리 차가 2%포인트까지 벌어진 흥국생명도 1월에는 단기물 인하 폭을 늘려 금리 차는 0.6%포인트로 좁혀졌다. 보험사와 함께 금리 인상 폭이 컸던 증권사들도 금리를 인하하면서 대부분의 증권사 1년물 금리도 지난해 12월 6%대에서 올해 1월에는 4%대로 내려갔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계약 만기가 집중된 12월에 머니 무브 우려가 커지면서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경쟁이 격화됐지만 1월에는 그간의 과도한 인상분을 낮춰 정상화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자금 시장 경색으로 각 금융사가 자금 이탈을 막고 신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퇴직연금 금리를 급격히 올린 바 있다. 금융 당국도 퇴직연금의 자금 이동이 금융사들의 채권 매각으로 이어져 채권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과당 금리 경쟁에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현재 3년짜리 상품 중 5%대 금리는 삼성생명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 상품이 유일했다. 삼성생명은 상대적으로 타 금융사들에 비해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 폭이 크지 않았다. 삼성생명 측은 “12월 대비 과도하게 인하하기보다는 시중금리를 추종해 인하 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