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2300선을 돌파했으나 결국 지켜내지 못한 채 한 주간의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점이 코스피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25.32포인트(1.12%) 오른 2289.9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하락 마감한 미국 뉴욕증시의 영향으로 11.25포인트(0.50%) 내린 2253.40에 출발했다. 하지만 반도체와 배터리 등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이 모두 약진에 성공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오후 들어 23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등락을 거듭한 뒤 2290선을 목전에 두고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160억 원, 2443억 원을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5668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어닝 쇼크 수준의 4분기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005930)는 감산 기대감이 더욱 커지면서 오히려 1.37% 상승했다. SK하이닉스(000660)(2.09%) 역시 강세 마감했다. 2차전지 관련주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2.42%), LG화학(051910)(2.24%), 삼성SDI(006400)(0.51%) 또한 강세였다. 반면 네이버(-0.54%)와 카카오(035720)(-0.87%)는 소폭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반도체뿐 아니라 2차전지와 금융, 건설주가 골고루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할 수 있었다. 연기금이 10월 이후 처음으로 1000억 원 이상의 순매수세를 나타낸 점도 지수 상승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금융과 건설주는 부동산 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오히려 호재가 된 모습이다. 최근 공급조절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반도체 업황 전환 기대감이 부풀어올랐다. 이에 4분기 반도체 실적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감산과 투자 축소 행렬에 필연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대가 과도하다는 신중론이 함께 제기된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전히 매파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부담이다. 현재 시장은 연내 금리인하 기대 가능성에 베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연준은 거품을 줄이기 위해 시장의 기대보다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반등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기대와 증시, 매크로, 업황이 처한 현실 간의 간극이 너무 벌어졌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율이 벌어진 만큼 축소의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어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약해질 가능성을 오히려 경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9.02포인트(1.33%) 오른 688.9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전 거래일보다 2.64포인트(0.39%) 내린 677.28 출발한 코스닥은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곧바로 상승 전환한 뒤 상승폭을 키워나갔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혼조세를 보였다. HLB(028300)가 11.47% 급등했으며 에코프로비엠(247540)(2.16%)과 엘앤에프(066970)(0.96%)가 강세였다. 반면 오스템임플란트(048260)는 한 언론에서 중국 리콜 가능성을 보도하자 장중 두 자릿수의 낙폭을 보였다. 장 막판 낙폭을 일부 회복해 4.02% 하락에 만족해야만 했다. 현재 해당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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