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분유 수출액이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있기 전 사상 최고치였던 2016년의 1억 2150만 달러를 완전히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팬데믹 물류대란의 영향을 고려하면 사실상 사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것이 유(乳)업계의 평가다. 수출 회복의 발판이 된 국가는 베트남이다. 아직은 대(對)중국 수출 물량이 더 많지만 K푸드의 메카로 부상한 베트남 수출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유업계는 중국 리스크와 저출산에 따른 국내 시장 축소의 대안으로 베트남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제조분유 수출액은 9586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의 9681만 달러 대비 1%가량 감소한 액수지만 이는 지난해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상대국의 수입 수요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조제분유 수출액은 2016년 1억 215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사드 사태의 충격으로 2017년 7772만 달러로 급감했다. 이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면서 2018년 9000만 달러, 2021년에는 1억 달러를 넘겼다. 지난해도 월별 추세대로라면 1억 달러를 초과한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베트남 분유 수출액은 2016년 758만 달러에서 2021년 1954만 달러로 5년 새 2.6배나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11월까지 1585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분유 수출액이 6727만 달러(11월 기준)로 역대 최고치였던 2016년(1억 492만 달러)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체 수출액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6.2%에서 지난해 17%까지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연간 신생아 출생 수는 100만 명으로 한국의 2.5배에 달해 분유 시장 규모도 크다”며 “중국은 시장 규모가 절대적으로 크지만 리스크가 많아 대안으로 베트남 현지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변이 없다면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 분유 수출액이 2000만 달러를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분유뿐 아니라 주류, 제과·제빵, 패스트푸드 등 다른 식품 업체들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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