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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조주완 “불황에도 투자 축소·감산 없다…경영 악재 점차 안정세” [CES 2023]

IT 혹한기 속 “설비투자 감축·감산 없다”

오히려 스마트 공장 구축 예산은 늘어

전장·TV 플랫폼·로봇 등 신사업 성과

1분기 물류비 등 경영 악재 해소

“불확실성은 상수…체질 변화 집중”

조주완 LG전자 CEO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영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조주완 LG전자(066570) CEO(사장)가 올해 정보기술(IT) 업황 악화에도 기존 설비 투자 계획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과감한 경영 방침을 선언했다. 불황 속에서도 미래 제조 리더십 확보를 위한 선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올해 조 사장은 적극적 설비 투자는 물론 자동차 부품(전장)·TV플랫폼·로봇 등 새로운 사업을 다각화해 각종 대외 위기에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내내 LG전자의 발목을 잡았던 물류비 등 영업 비용 상승폭이 꺾이면서 올해 경영 환경도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조주완 사장은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3’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지난해 CEO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 행사에서 그는 올해 경기 악화로 인한 설비 투자 축소 가능성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 "LG전자 전 사업 본부가 설비 투자를 줄일 계획은 없다”며 “(생산 효율성을 위한) 제품 생산지 변동 가능성은 있으나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사장은 오히려 LG전자 창원 가전 공장과 같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투자에 더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장 자동화를 넘어 정보화·고도화·지능화를 구현하기 위한 투자는 예년보다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가전 수요 부진에도 제품 생산량도 줄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올해 감산 여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수요에 따라 (연간 생산량이) 줄 수는 있지만 생산 능력을 의도적으로 잘라낼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조 사장의 발언은 지난 6일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어닝 쇼크’ 이후 나온 것이다. 당시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1조8597억원, 영업이익은 6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91.2%나 감소했다. 물가·금리 상승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LG전자 실적도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이다. LG전자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전자 업계 유력 업체들은 실적 하락을 막기 위해 투자 감축이나 감산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는 추세다. 조 사장의 행보는 대세와는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조 사장이 설비 투자 계획에 변화를 주지 않는 이유는 올해 전략을 ‘미래 사업'에 방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그가 회사 체질 개선과 변화에 방점을 찍은 만큼, 단기적 시장 상황에 기반한 비용 축소보다 생산 효율성·원가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중장기적 인프라 투자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조 사장은 꾸준한 설비 투자와 함께 신사업 육성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존 가전 제조 위주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난 새로운 제품군을 찾고 매출 다각화·안정화를 모색하는 게 그의 비전이다.

우선 조 사장은 출범 10년 만에 흑자 전환한 전장 사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내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2013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분기 이익을 내고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생활가전, TV, 기업간 거래(B2B) 분야 수익이 부진했던 4분기 300억원 대 영업이익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VS사업부의 현재 제품 수주 잔고는 80조원에 달할 만큼 주문량이 밀려 있다. 조 사장은 “전장 사업이 10년만에 턴어라운드했고 이제 사업이 고속도로 위로 올라갔으니 엑셀레이터를 밟을 일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의 두번째 카드는 TV 플랫폼 사업이다. LG전자 최대 주력 제품인 TV의 시장 수요는 급감했다. 다만 회사 독자 운영 체제 ‘웹OS’에 기반한 TV 플랫폼 신사업은 점차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웹OS는 LG전자 외에도 300개 이상의 TV 브랜드가 자사 스마트 TV 운영체제로 웹OS를 선택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관련 매출은 2018년 이후 4년 새 10배나 올랐다. 조 사장은 “세계 1억 8000만대 LG TV 사용자의 시청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자동콘텐츠인식(ACR) 기술로 플랫폼을 활용하는 광고주와 시청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밖에도 조 사장은 정보 디스플레이·로봇 사업 등 새롭게 진출한 사업들이 속속 정상 궤도에 올라오면서 회사 매출에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AI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전략적 투자, 내부 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조 사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하며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라며 “퍼펙트 스톰이 예상되는 시기이지만 단순히 비용 감축에만 집중하기보다 구조적 개선이나 체질 변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업황 악화에 관한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우리는 긍정적이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사장은 지난해 내내 LG전자를 괴롭혔던 비용 증가 문제도 점차 누그러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물류비의 경우 지난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마비 현상으로 가격이 폭등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부터 상당 부분 해소돼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여러 경영 악재들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1분기부터는 저희가 숨을 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상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고 하반기부터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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