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레카네맙 '인지력 저하 지연' 첫 인정…안전성은 우려

질병 진행 6개월~1년 늦춰줘

임상 과정에서 환자 2명 사망

"추가 임상 필요" 조건부 허가

알츠하이머약에 투자금 몰려

도나네맙도 내달 가속승인 심사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레켐비)’. 사진 제공=에자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6일(현지 시간) 가속 승인한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의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 유발 물질로 알려진 뇌 속에 쌓인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플라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임상시험 3상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증상을 27%가량 개선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기억력과 판단력 등 저하가 5개월 정도 늦춰지는 효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조이 스나이더 워싱턴대 박사는 "레카네맙은 치료제가 아니다. 질병 진행을 멈추게는 못하지만 속도는 상당히 늦춰준다"며 "이는 환자가 6개월~1년 더 운전을 할 수도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2주에 한 번씩 정맥주소하는 레카네맙의 약값은 연간 2만 6500달러(약 3400만 원) 수준으로 에자이 측은 미국에 이어 중국·유럽·일본 등에도 곧바로 품목 허가를 추진한다. 앞서 2021년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개발한 ‘아두카누맙’은 세계 최초의 치매 약으로 승인됐다. 하지만 약효에 대한 논란과 함께 당시 FDA 심사 과정에서의 부적절한 유착 관계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두카누맙 이후 끊겼던 알츠하이머 치료제 상용화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레카네맙' 가속 승인으로 재개되면서 신약 개발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들은 레카네맙 임상 과정에서 사망자가 2명 발생하는 등의 부작용 우려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경쟁사들은 안전성 등에서 레카네맙보다 우월한 신약 개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바이오 부문 투자 경색이 심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임상 비용이 비싼 항암보다 더 빨리 성과도 낼 수 있는 알츠하이머 신약 임상이 활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신약 품목 허가 신청과 임상 진입이 늘어나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안전성 이슈로 실제 시장 형성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후속 개발사들도 임상을 서두르고 있다"며 "여기에 특히 올해 상대적으로 항암제보다 임상 비용이 적은 알츠하이머로 바이오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개발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2021년 개발한 아두카누맙을 개선해 레카네맙을 내놓아 세계에서 두 번째 치매약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과제는 남아있다. 이번 조건부 승인 과정에서 임상 환자의 사망 원인을 제대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레카네맙의 안전성 결정을 위해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FDA도 이번 가속 승인에서 조건부 허가를 내렸다.



앞서 아두카누맙도 2021년 조건부 허가가 내려졌지만 투약 환자 중 사망자가 4명 이상 나오면서 지난해 6월 임상 4상이 중단됐다. 글로벌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는 레카네맙은 2028년까지 연매출 30억 달러(약 3조 7800억 원)에 달하는 시장 선점 효과를 볼 것으로 예측했다.

곧바로 일라이릴리가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일라이릴리도 '도나네맙'에 대해 가속 승인 절차를 통해 다음달 심사에 진입하면 올해 3분기에는 승인 결과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도나네맙은 2상 결과에서 투약 6개월 뒤 알츠하이머의 주요 지표인 뇌 내 베타아밀로이드가 환자 37.9%에서 제거됐다.

이밖에 영국의 타오렉스 테라퓨틱스, 미국 액섬 테라퓨틱스 등도 지난해 말 임상 3상에서 효능을 입증하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는 아리바이오가 지난해 FDA 임상 3상에 착수해 지난달 23일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아리바이오의 'AR1001'은 다중기전 경구용 치매치료제로 미국 75개 치매임상센터에서 800명에게 투약할 예정이다.

잼백스앤카엘은 국산 21호 신약 '리아백스'를 약물 재창출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국내에서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12월 유럽에서 2상을 승인받았다. 엔케이맥스(182400)는 'SNK01'로 멕시코에서 1상 중이며 지난해 11월 FDA로부터 동정적 사용승인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치매약 시장이 향후 10년 동안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 기준 알츠하이머 치료 시장은 2022년 42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에서 연평균 16.2% 성장해 2030년에는 156억 달러(약 19조 6500억 원) 에 달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