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066570) 사장이 올해 자동차 부품(전장), TV 플랫폼, 로봇 등 새로운 사업으로 ‘체질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선언했다. 또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 침체로 전자 업계의 투자 축소·감산이 잇따르는 것과 반대로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 미래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기조도 분명히 했다.
조 사장은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빌드업(build up·내부 역량 확보), 보로(borrow·외부 협업), 바이(buy·인수합병)’ 등 3B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헬스나 서비스·콘텐츠, 전기차 충전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생활가전도 3B 전략에 따라 검토 가능한 부분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6일(현지 시간) 조 사장은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지난해 CEO 취임 이후 첫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조 사장의 간담회는 6일 LG전자의 ‘어닝 쇼크’ 이후 진행됐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21조 8597억 원, 영업이익 65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조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LG전자의 위기를 극복할 해법으로 ‘체질 개선’을 제시했다. 주력인 가전 제조 기술 고도화는 물론 전장, TV 콘텐츠, 로봇 등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꾸준하고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먼저 조 사장은 회사의 전장 사업이 투자 10년 만에 흑자 전환을 하면서 LG전자의 든든한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자동차 조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의 수요 증가와 사업 안정화로 4분기 역시 3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주 잔액은 역대 최대인 80조 원에 달한다. 조 사장은 “전장 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했고 이제 사업이 고속도로 위로 올라갔으니 액셀레이터를 밟을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LG전자는 하드웨어 사업을 넘어 소프트웨어 생태계까지 손을 뻗치기 위해 ‘웹OS’라는 독자 TV 운영체제를 만들어 보급 중이다. 지난해 관련 매출은 2018년 이후 4년 새 10배나 올랐다. 조 사장은 “세계 1억 8000만 대 LG TV 사용자의 시청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자동콘텐츠인식(ACR) 기술로 플랫폼을 활용하는 모든 사람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황 악화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장 우려와는 달리 우리는 긍정적이고 자신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신사업 발굴과 함께 불황 중에도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LG전자 전 사업 본부가 설비투자를 줄일 계획은 없다”며 “(생산 효율성을 위한) 제품 생산지 변동 가능성은 있으나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조 사장은 “공장 자동화를 넘어 정보화·고도화·지능화를 구현하기 위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 투자는 예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산품 감산 여부에 대해서는 “수요에 따라 (연간 생산량이) 줄 수는 있지만 생산 능력을 의도적으로 잘라낼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류 등 각종 경영 악재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1분기부터는 저희가 숨을 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상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고 하반기부터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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