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연초부터 대만해협에 군용기 57대를 투입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이지스함의 대만해협 통과에 반발하는 무력시위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9일 스이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웨이신(위챗) 계정에서 “동부전구는 전날 대만 섬 주변 해상과 상공에서 다양한 병종을 조직해 연합 작전 순찰과 실전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훈련에 대해 “부대의 연합 작전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취지”라며 “외부 세력과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결탁한 도발 행위를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훈련에 참여한 전력과 훈련 구역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만해협 주변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훈련은 육상 타격과 해상 돌격 중심으로 실시됐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8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중국군 군용기 57대가 대만 주변에서 활동한 것이 포착됐다. 이 중 28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방공식별구역(ADIZ)에도 진입했다. 중국군 군함 4척도 같은 시간대에 대만해협 주변에서 활동을 계속했다.
중국군의 무력시위에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H-6 폭격기도 동원됐다.
중국군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훈련은 양안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행보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을 지닌 것으로 해석된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5일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정훈함(DDG-93)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지난해 말에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향후 5년간 대만에 총 100억 달러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의 ‘2023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당시에도 중국은 군용기 71대와 군함 7척을 보내 대만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날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군사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훈련은 대만 민진당 당국에 대한 경고이자 인민해방군의 대만에 대한 위력 과시가 날로 상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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