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이 11만 명 이상 다녀간 가운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CES를 관통한 키워드는 ‘초연결’ ‘모빌리티’ ‘메타버스’다. 전 세계 첨단 기업들은 최첨단 미래 기술을 선보이며 엔데믹 이후 달라질 미래상을 제시했다.
◇‘초연결’ 시대 눈앞에=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초연결’을 중심으로 한 커넥티드 경험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LG전자의 ‘LG 씽큐’를 각각 앞세워 스마트홈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의식하지 않아도 기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작동하는 ‘캄 테크(calm tech)’를 강조했다. 로봇청소기·TV·공기청정기·에어컨 등 자사 및 타사 제품이 스마트싱스를 통해 다양한 시나리오로 작동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스마트싱스 에너지’는 가전제품의 총전력 사용량을 파악해 에너지 사용을 알아서 관리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연결을 통해 모두의 꿈과 바람이 담긴 기술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비전”이라고 소개했다.
LG전자는 ‘LG 씽큐’를 중심으로 기기 연동을 넘어 고객 경험 혁신을 이룰 플랫폼의 미래를 제시했다. LG전자는 무드업 냉장고, 벽걸이 에어컨 등 자사 제품과 홈커넥티비티얼라이언스(HCA) 회원사 제품을 LG 씽큐로 제어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글로벌 스마트홈 표준을 위해 구축된 HCA는 이번 CES에서 15개 브랜드 제품을 연동·제어할 ‘HCA 표준 1.0’ 버전을 공개했다. 각 회원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서로 다른 브랜드 제품을 연동·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똑똑한 자동차’ 경쟁 본격화=이번 CES에서는 현대차, 기아, 일본 도요타 등 주요 업체들이 불참한 가운데서도 300여 곳에 달하는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참여해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였다.
BMW는 사람과 교감하는 미래형 차인 콘셉트카 ‘i 비전 디’를 공개했다. 앞 유리 전체에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적용했고 음성을 통해 차량 대부분의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차는 대화, 감정 표현까지 가능해 운전자와 실제 소통하는 느낌을 준다. 가전제품 업체인 소니는 혼다와 합작해 만든 미래형 차 ‘아필라’를 공개했다.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역량을 최대로 활용해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푸조가 선보인 전기차는 운전자를 인식해 탑승자가 원하는 대로 실내 설정을 바꾼다. 미국 농기계 회사 존디어는 사람의 손을 거의 거치지 않고 농작물 재배·수확을 할 수 있는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였다.
빅테크 기업들도 미래차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아마존은 음성 인식 인공지능(AI) 시스템 알렉사를 아우디·BMW 등 완성차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은 주행 중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의 새 기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전장 계열사 하만과 선보인 ‘레디 케어’는 운전자의 인지 수준을 측정하고 상태 변화를 파악해 경고하는 솔루션으로 주목받았다.
◇더욱 실감 나는 메타버스 세상=메타버스는 웹3.0과 결합해 더욱 다채로운 모습으로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서비스 제공자가 디지털 자산을 소유한 웹2.0과 달리 웹3.0은 사용자가 직접 시스템을 만들고 소유한다. 여기에 냄새를 맡거나 촉감을 느끼는 등 몰입도를 느껴 실제 현실과 더욱 가깝게 다가간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롯데정보통신은 초고화질 가상현실(VR), 리얼타임 렌더링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압도적인 경험을 내보였다. 헬스케어·쇼핑·엔터테인먼트 등 비즈니스 환경과 접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미국 기업 ‘OVR 테크놀로지스’는 가상현실 환경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VR 기기를 선보였다. 가상현실에서 꽃을 들어 코에 대면 꽃향기를 느낄 수 있는 식이다.
일본 니콘은 가상현실에서 바람과 각도 등을 현실처럼 느끼며 오토바이를 타는 경험을 보여주는 ‘언리얼 라이드’를 공개했다. 일본 캐논은 발표자의 모습을 여러 장면으로 보여주는 영상회의 솔루션 ‘앰로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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