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새해 첫 기업공개(IPO)에 나선 한주라이트메탈과 티이엠씨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한주라이트메탈은 기관 수요예측이 흥행하며 희망가 상단에 공모가를 확정했지만 티이엠씨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 공모가가 희망금액의 하단을 밑돌았다.
한주라이트메탈은 4~5일 코스닥 상장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3100원으로 결정했다고 9일 공시했다. 이는 기존에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2700~3100원) 중 가장 높은 액수다. 한주라이트메탈의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현대차증권(001500)이 맡았다.
한주라이트메탈의 수요예측에는 총 1236곳의 기관이 참여해 998.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주라이트메탈은 총 202억 원을 IPO로 모집하게 됐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603억 원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은 독자적인 다이캐스팅 기술로 가볍고 강한 자동차용 알루미늄 부품을 생산해 GM·포드·닛산 등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한 회사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공모 규모가 200억 원 안팎으로 작은 것도 높은 경쟁률의 배경 중 하나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티이엠씨는 공모가를 희망가 하단(3만 2000원)보다 12.5% 낮은 2만 8000원에 결정했다. 지난 4~5일 진행한 수요예측이 31.3 대 1의 경쟁률로 부진했던 탓이다. 공모 금액은 기존의 704억~836억 원에서 504억 원으로 28.4~39.7% 줄었다.
티이엠씨는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특수·희귀 가스를 생산하는 업체로 삼성벤처투자(지분율 10.02%)와 포스코(11.49%) 등이 투자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반도체 시황 악화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560곳 중 중 92%(515곳)가 희망가를 밑도는 가격을 써냈다.
대표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003530)에선 10년 만의 IPO 단독 주관 실적을 쌓기 위해 티이엠씨 상장을 강행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투자증권은 2012년 나노스(현 SBW생명과학) 이후로는 단독 주관을 맡아 IPO를 성사시킨 사례가 없다. 한주라이트메탈과 티이엠씨는 10~11일 동시에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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