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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더 떨어질라"…매달 2조씩 가입 몰린 이 '연금'

◆작년 23조 돌파 '사상 최대'

부동산 하락기엔 연금액도 줄어

3월 이후 매달 2조씩 신청 봇물

집값 하락 가팔랐던 인천이 1위

배우 박은빈과 최불암이 홍보 모델로 등장한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유튜브 광고 영상.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주택연금(역모기지)’ 가입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연금은 가입 시점의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연금액을 계산한다.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려든 것이다.

9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23조 2708억 원(1만 3613건)의 주택연금이 공급됐다. 이는 전년 동기 13조 2076억 원(9541건) 대비 무려 76.2%나 늘었다. 2007년 주택연금 출시 이래 연간 기준 사상 최대액이다.





지난해 3월 이후 매달 2조 원 안팎의 주택연금 가입 신청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며 단숨에 20조 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기세라면 지난해 말 결산 기준 25조 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지역별 증가율은 지난해 집값 하락이 가팔랐던 인천이 191.0%로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전(153.1%), 광주(126.2%), 세종(123.1%), 충남(121.2%) 순이다. 다만 서울(47.1%)과 영남권(부산 63.8%, 대구 47.7%, 울산 23.5%)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주택연금은 어르신(부부 중 연장자가 만 55세 이상)이 집(공시가격 9억 원 이하)을 담보로 맡기고 현재 집에 살면서 평생 혹은 일정 기간 연금을 받는 제도다. 시니어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돕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주택연금의 월 수령액은 집값, 연령(가입자 및 평균), 금리 등 크게 세 가지 변수가 결정한다. 집값이 내려가거나,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거나, 금리가 올라가면 수령액이 줄어드는 구조다.

지난해 주택연금 가입자가 급증한 것은 집값이 추가 하락하고 금리가 더 상승하기 전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한 중장년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금공이 지속적으로 가입 절차를 간편화하고 가입 조건을 완화한 것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주금공은 지난해 2월 신규 신청자부터 월 지급금을 평균 0.7% 증액한 데 이어 9월 우대형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 가격을 ‘시가 1억 5000만 원 미만’에서 ‘시가 2억 원 미만’으로 바꾸기도 했다. 우대형은 기본형보다 월 지급금을 최대 21% 얹어준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주택연금 가입 후 3년 이내 해지하면 초기보증료 일부를 환급해주기로 해 초기보증료 부담으로 가입을 망설였던 고객의 환심을 사고 있다. 당정은 주택연금의 가입 가능 주택 가격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 9억 원 이하에서 ‘12억 원 이하’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올해 추가 제도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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