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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어"…폐업공제금 역대 최대

작년 노란우산공제 9682억 지원

'3高' 여파에 1년새 640억 늘어

중기 37% "설 자금사정도 악화"

서울 중구 명동거리 내 폐업한 상가들이 공실로 남겨져 있다. 서울경제DB




지난해 생활 안정과 노후보장을 목적으로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폐업공제금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를 견딘 중고참 사장님들조차 3중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충격을 견디다 못해 수십년간 부은 공제금을 깨고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올해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8시간 연장근로제 일몰, 전기료 인상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줄폐업이 예상된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노란우산공제 폐업지원금 총 지급액은 9681억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액이었던 2021년 기록(9040억4030만원)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노란우산공제는 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이 폐업·퇴임·사망 등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 퇴직금이나 목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2년간 코로나19 타격을 견뎌낸 소상공인조차 버텨내기 힘들 만큼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폐업 공제지원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십년간 돈을 부은 소상공인들이 공제금을 깨고 폐업 자금으로 쓴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때는 그동안 벌어둔 돈과 정부 지원금으로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지만 지난해 6월 이후 금리와 물가가 무섭게 치솟은 결과다. 실제 금리 인상 충격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하반기 폐업지원금 총지급액은 5438억1100만원으로 전년 동기(4375억1600만원) 대비 24% 급증했다. 지급 건수 역시 같은 기간 4만7069건에서 5만706건으로 증가했다.

3중고 여파가 계속되면서 중소기업 3곳 중 1곳 이상이 설 연휴 자금 사정이 1년새 악화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기중앙회가 발표한 '2023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설과 비교해 최근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36.6%로 집계돼 1년 전 조사 때보다10.6%포인트(p) 상승했다.



자금 사정이 곤란한 원인(복수 응답)은 판매·매출 부진이 70.3%로 가장 많았고, 원·부자재 가격 상승(66.9%), 인건비 상승(34.5%), 납품 대금 단가 동결·인하(7.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설과 비교해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원활하다는 응답은 38.8%를 차지했고 곤란하다는 응답은 25.6%, 작년과 다르지 않다는 응답은 35.6%였다. 은행에서 자금 조달 시 애로 사항(복수 응답)으로는 고금리(66.9%)가 가장 많이 꼽혔는데 지난해 조사(33.5%)의 두 배였다.

올해 설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2550만원이지만 2580만원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족한 자금 확보 계획(복수 응답)에 대해서는 납품 대금 조기 회수(65.0%), 금융기관 차입(29.0%), 결제 연기(27.5%) 등의 순으로 꼽혔다.

설 상여금(현금) 지급 계획에 대해서는 지급 예정이라는 응답이 44.3%를 차지했고 미정이 17.0%였다. 별도 상여를 지급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34.0%였고 경영 곤란으로 미지급이 4.8%였다. 정액 지급 시 금액은 1인당 평균 40만원으로 작년 설(44만7000원) 대비 4만7000원 줄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지원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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