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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 ‘자진귀국’ 결정…변호사비 대납 수사 급물살 탈듯

대북 송금 의혹 등 핵심 인물

이르면 13일 태국서 송환 예정

"제기 이슈 성실히 조사" 밝혀

김성태(55) 전 쌍방울그룹 회장. 서울경제DB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르면 13일 태국에서 송환된다.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에 적극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검찰 수사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날 국내 송환 거부 소송을 포기했다. 귀국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게 김 전 회장의 입장이다. 김 전 회장은 현지 수용 시설의 열악한 환경 등에 부담을 느끼고 국내 입국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송환 거부 등 소송을 내도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여권이 무효화된 관계로 새로 발급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입국이 이번 주말까지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쌍방울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13일이나 14일께 입국해 그동안 제기됐던 많은 이슈들에 대해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쌍방울그룹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국 정부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벌금을 납부받는 한편 태국 내에서 저지른 범죄가 있는지 등을 확인한 뒤 한국 정부에 최종 신병을 인계할 것으로 보인다. 강제 추방이나 송환 절차가 아닌 자진 귀국 형태라 김 전 회장은 긴급 여권이 발급되는 대로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의 쌍방울그룹 압수 수색 직전인 지난해 5월 말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좀처럼 행방이 묘연했던 김 전 회장의 도피 생활은 8개월 만인 이달 10일 태국 현지 경찰에 의해 검거되며 막을 내렸다. 김 전 회장은 태국 빠툼타니 소재의 한 골프장에서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중에 거액의 현금이 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쌍방울·KH그룹의 불법 대북 송금 의혹 등 사건의 실마리를 풀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2018년 쌍방울그룹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사건을 수임한 변호인들에게 전환사채(CB)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대신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이른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이는 쌍방울이 2019년을 전후로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여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측에 건넸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당시 쌍방울이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및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등과 경제협력 사업을 합의한 대가로 돈을 준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수백억 원 상당의 주식을 임의 처분하지 못하게 동결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 여권 무효화 조치 등 신병 확보를 위해 압박해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돕거나 수사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김 전 회장의 동생과 쌍방울 계열사 광림 임직원 등 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태국에서 김 전 회장에게 은신처를 마련해주는 등 도피 생활을 도와준 전 한인회장 A 씨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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