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 애플 출신 반도체 설계 전문가 이종석 상무를 신규 영입했다. 갤럭시 맞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을 위한 핵심 인재 발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핵심 부서에 외부 고급 인력을 기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인재 영입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 상무는 MX사업부 내 반도체 구조 설계를 담당하는 ‘AP아키텍처그룹’의 그룹장으로 일을 시작했다.
이 상무는 25년간 반도체 설계 산업에서 일한 베테랑 엔지니어로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국내 반도체 설계 회사인 텔레칩스, 미국 퀄컴, AMD를 거쳐 애플에서 12년 이상 반도체 설계 업무를 맡았다. 애플에서는 아이폰·아이패드 등 각종 모바일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 개발에 관여했다.
이 상무가 이끌게 된 AP아키텍처그룹은 이달 삼성전자가 조직 개편을 하면서 MX사업부 내에 새롭게 만든 AP 솔루션개발팀에 속한 부서다. AP솔루션개발팀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조직 개편을 통해 생긴 조직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갤럭시 S22 출시 이후 불거진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문제 등 AP 성능 문제가 지적된 후 이 부서를 꾸렸다. 기존에 AP를 공급받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시스템LSI사업부와 아예 별개인 팀을 만들면서 갤럭시 맞춤형 AP를 개발하는 부서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새로운 AP솔루션개발팀의 책임자는 퀄컴 출신 최원준 신임 MX개발실장(부사장)이 겸임하고 있다. 세계 1위 AP 설계 업체 출신 인사를 이 팀에 앉힌 데 이어 삼성 최대 라이벌 회사인 애플에서 이 상무를 영입하면서 AP솔루션개발팀 진용을 점차 갖춰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 상무 영입 외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서 고급 인력을 데려오며 인재 확보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7월 반도체 후공정 분야 강화를 위해 미국 패키징 솔루션 센터를 설립하고 애플 출신 김우평 부사장을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또 반도체 라이벌 업체인 인텔 출신 EUV 전문가 이상훈 부사장을 영입해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며 전문 인력 강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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