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안원은 전체 직원의 평균연령이 37세일 정도로 ‘젊은 조직’이다. MZ세대에 속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전체 직원의 75%를 차지한다. 공적 성격을 띈 기관이지만 MZ세대 비중이 높다 보니 유연한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김철웅 금융보안원 원장은 “‘우리’의 시대에서 ‘나’의 시대로 바뀌는 전환점에서 개인의 자존감은 공동체의 분위기와 직결된다”면서 “금융보안원은 직원 평균연령이 30대일 정도로 젊은 조직이기 때문에 개인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갖출 수 있도록 관련 원칙을 경영·인사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취임할 때부터 MZ세대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며 지난해 5월부터 2030세대 직원들과의 소통 기구인 ‘브라운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브라운보드는 만 34세 이하 직원들이 참여하는 이사회 형태의 공식 소통 기구로 주요 사안에 대해 최고경영자(CEO)와 직원이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채널로 활용된다. 브라운보드를 통해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한 안건은 즉각 경영에 반영되거나 적용 방안 등이 검토돼 현실화된다.
지금까지 브라운보드에서는 △업무 프로세스 △복리후생 △조직 문화 △규정 개정 △장기 발전 방안 등이 논의됐다. 논의된 안건 중 현실화된 대표 사례로는 ‘대외용 호칭 개선’이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주임·대리는 책임, 과장·차장은 수석으로 호칭을 단순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스마트워크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난해 7월부터 약 한 달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한 뒤 10월부터 스마트워크실 구축에 필요한 사무 공간을 빌리거나 경기도 용인 죽전 신사옥 인근 토지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입사 1000일 기념 합숙 연수도 브라운보드를 통해 처음으로 추진된 행사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그간 통근 수업으로 진행됐지만 직원들의 요청에 따라 1박 2일 합숙 연수로 변경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원장이 공을 들이는 부분은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김 원장은 지난해 말 깜짝 일일 산타로 등장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처음으로 기획했다. 김 원장이 직장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라인드에서 연말을 맞아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해달라는 요청 글을 본 뒤 직접 산타 모자를 쓰고 임직원들이 추천한 ‘칭찬 주인공’을 찾아가 선물을 전달했다. 칭찬 편지를 김 원장이 읽으며 눈물바다가 됐던 장면 등은 지금도 직원들을 웃게 하는 에피소드가 됐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동료 간 칭찬과 감사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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