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UBS자산운용이 스위스 금융그룹 UBS와 올 1분기 헤어진다. 2017년 하나증권이 하나UBS자산운용의 잔여 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두겠다고 밝힌 지 6년 만이다. 하나운용은 조직 개편, 인력 충원을 통해 퇴직연금 시장 공략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진출로 전체 상품 라인업을 강화,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1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하나UBS운용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를 사실상 마무리 짓고 1분기 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증선위가 의결하면 1주일 내 금융위 의결을 통해 대주주 적격 심사 절차를 끝낼 예정이다. 의결까지 마치면 하나증권은 UBS가 보유한 하나UBS운용의 지분 51%를 인수해 하나운용을 100% 자회사로 둘 수 있다. 하나증권이 UBS 지분 인수를 밝힌 2017년 9월 이후 6년 만에, 대주주 적격 심사가 재개된 지난해 4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하나와 UBS가 결별하게 된다.
하나운용과 UBS 간 결별 작업이 늦춰진 건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지연돼서다. 2017년 말 하나증권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가 ‘최순실 사태’ 등에 휘말리며 대주주 변경 심사가 중단됐다. 해당 사건은 기소되지 않았는데도 심사 중단이 장기화했다. 심사 재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당국은 지배구조 감독 규정을 개정했다. ‘심사를 중단한 날부터 매 6개월이 경과할 때마다 심사 재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규정을 바꿨다. 이후 금융위는 작년 4월27일 하나증권의 UBS 지분 인수 작업 재개를 의결했다.
금융위가 대주주 적격 심사 재개를 결정하자 금감원은 대주주 적격성을 따지는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당초 대주주 적격 심사 기한은 2개월로 늦어도 작년 7월 마무리가 예상됐다. 당국 관계자는 “심사가 중단됐던 5년 동안의 자료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추가 시일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지연된 사이 하나운용의 경쟁력은 약화됐다. 하나UBS운용은 출범 당시인 2007년만 해도 순자산 총액 기준으로 업계 3위권이었다. 그러나 급변하는 자산운용 시장에 대응하지 못해 지난 12일 기준 운용자산(29조 7840억 원) 15위까지 추락했다. KB자산운용(130조 7781억 원·3위), 신한자산운용(102조 2738억 원·4위), NH아문디자산운용(52조 6273억 원·7위)은 업계 10위권 내에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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