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그널] 회사채 시장서 경쟁자 누른 신세계…"양극화 더 커질 것"

신세계, 1000억 모집에 1.7조 뭉칫돈

1500억 모집한 호텔롯데는 5390억 주문

채안펀드가 발행물량 절반인 700억 인수

신용등급·'롯데'리스크에 투자수요 저조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희비가 갈렸다. 모집액보다 17배나 많은 1조7000억 원 어치 인수 주문을 끌어모은 신세계와 달리 롯데건설 발(發)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된 호텔롯데는 다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올해 처음으로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채권을 발행하게 됐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AA)는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조6950억 원의 인수 자금을 끌어모았다. 같은날 1500억 원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호텔롯데는 5390억 원 어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이가운데 절반 가량인 700억 원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인수했다.

우량 신용등급 내에서도 기업에 따라 온도 차가 큰 모습이다. 특히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은 'AA-'로 AA등급 가운데서도 최하단이다. AA+보다는 A+에 가까운 수준인 만큼 사실상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지 않는 물건이다. 포트폴리오에 담아놓은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유통시장에서 가격이 급락해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롯데건설 발(發) 그룹의 유동성 위기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건설이 지급보증한 자산유동화단기사채(ABSTB) 매입 기구에 1500억 원을 대여하기로 결의했다. 호텔롯데가 다른 대주단에게 이자를 지불하지 못할 경우 이자자금을 보충하는 계약도 걸려 있다. 이와 함께 롯데건설이 보유한 사업장의 후순위 수익권과 소유 부동산 등을 담보로 받았지만 금융비용과 건설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사업의 수익성은 의문인 상황이다.



호텔롯데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회사채 금리 밴드를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가 평가한 회사의 고유 금리) 대비 최대 70bp(1bp=0.01%포인트)까지 올려 제시했다. 다행히 매수세가 몰리면서 발행금리는 증권신고서 기준 2년물 +1bp, 3년물 +1bp 선으로 결정됐다.

같은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세계는 500억 원씩 모집한 2년물과 3년물에 각각 5900억 원, 1조1050억 원이 들어왔다. 증권신고서 기준 발행금리는 민평금리 대비 -45bp, -54bp 선으로 결정됐다. 2년물 4.009%, 3년물 3.998% 수준이다.

이달 재개된 회사채 시장은 연일 조 단위 자금이 쏟아지면서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의 집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회사채 시장에서는 2조3600억 원 모집에 총 21조7950억 원의 인수 자금이 쏟아졌다. 지난해 11월 말 178bp까지 치솟았던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 차) 역시 12월 160bp선을 지나 13일 110bp선까지 빠르게 줄고 있다. 국채 대비 회사채에 대한 리스크를 낮게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여기에 지난 13일 한국은행의 금통위 이후 국채금리와 기준금리가 약 3년 만에 역전되면서 회사채 투자 심리는 더욱 빠르게 회복될 전망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캐리가 지속되면 장기 국채 투자로도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회사채 등 크레딧 채권 말고는 투자 대안이 없다"며 "우량등급 내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스프레드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호텔롯데가 수요예측에 참패하면서 이달 시장에 나오는 저신용등급 회사채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17일 효성화학(A)을 필두로 신세계푸드(A+), 하나에프앤아이(A), JTBC(BBB) 등이 이달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할 계획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늘 호텔롯데 결과가 내일 효성화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투자자가 아무도 없을 거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경기침체를 앞두고 회사채 시장에서도 뚜렷한 양극화가 나타나는 만큼 저신용 기업들에 대한 지원 정책을 더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