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에 법무법인 서우 김영훈(59·연수원 27기) 대표변호사가 당선됐다. 김 신임 회장은 ‘강성 징계파’로 당선 직후 사설 법률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쳐 그동안 잠잠했던 ‘로톡 사태’가 재점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변협에 따르면 기호 1번인 김 대표변호사가 전체 유효 투표 1만 137표 가운데 3909표(38.56%)를 얻어 제52대 변협 회장에 당선됐다. 기호 2번인 안병희(61·군법무관 7회) 변호사는 3774표(37.23%)를, 기호 3번 박종흔(57·31기) 변호사는 2454표(24.21%)를 득표했다. 신임 변협 회장의 임기는 올해 2월부터 시작된다. 김 신임 회장은 설 연휴 이후 인수위원회를 꾸려 활동의 밑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 신임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당선증 교부식에서 “이번 선거는 산업자본의 법률시장 침탈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치러졌다”며 “사설 플랫폼 퇴출과 대안으로서 공공 플랫폼 ‘나의 변호사’의 혁신을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률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변호사 회원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결론이 내려졌다”며 징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변호사로서 지켜야 할 윤리 장전이 있고 광고 규정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서 전체적인 부분에 합헌 결정까지 내려졌다”며 “이 원칙을 뒤집는 것이야말로 변호사로서의 기본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신임 회장은 제51대 집행부에서 부협회장을 지내며 변협의 로톡 징계에 앞서왔다. 로톡의 대항마로 변협이 내세운 무료 법률 서비스 ‘나의 변호사’ 도입을 총괄하기도 했다. 변협은 지난해 10월 로톡 이용 변호사 9명에 대해 회칙 위반 등을 이유로 최대 과태료 300만 원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징계를 받은 변호사들이 지난해 12월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한 바 있다. 김 신임 회장은 해당 사안에 대응하는 한편 로톡의 대안으로 제시한 나의 변호사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변협 회원들이 김 대표변호사를 차기 회장으로 선택한 만큼 앞으로 로톡 관련 징계 등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다만 ‘로톡 원천 금지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이었던 득표율 2위 안 후보와의 표 차이가 1%에 불과한 만큼 임기 초반에는 다소 신중한 행보를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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