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 기대감에 지난해 4월부터 소비가 ‘반짝’ 회복됐지만 하반기에 다시 꺾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보복소비 등이 나타났지만 오래가지 않고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소비심리와 실질소비가 다시 위축된 것이다. 올해도 3고 현상으로 소비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서울경제와 신한카드는 지난해 소비경향성을 코로나19 이전과 직전월을 비교해 2개의 지표로 생성한 뒤 분석한 ‘TPO소비지수’를 개발했다. ‘서울경제·신한카드 TPO소비지수’는 소비 변화에 민감한 업종과 이용 행태를 신한카드 빅데이터를 이용해 15개로 분류하고 각각 T(시간)·P(장소)·O(나머지)의 변수를 적용했다. 100을 기준으로 소비가 활성화됐다면 100 위로, 소비가 위축됐다면 100 아래로 내려간다. 일반적인 소비심리 지표들이 설문 등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TPO소비지수는 결제 금액 등 실질적인 소비 행태가 변수로 사용됐다.
TPO소비지수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을 기록한 뒤 꺾인 시점인 3월 중순부터 소비가 본격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4월의 평균 TPO소비지수(이전 월 대비)는 101.72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 조짐을 보였던 6월부터 소비는 다시 위축됐다. 6월(99.89), 7월(99.95), 8월(99.84), 9월(99.89) 모두 100 미만을 기록해 실질적인 소비 위축 국면에 재돌입했다. 다만 10월에는 9월 추석연휴에 풀린 자금과 축제·페스티벌 등 이벤트 효과로 100.15까지 올랐지만 11월 이태원 참사로 급격히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TPO소비지수도 99.65로 다시 떨어졌다. 12월은 연말 분위기와 해외여행 등의 영향으로 카드 지출이 늘어나며 평균 100.02로 100을 가까스로 넘겼지만 올해 3고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만큼 상승 추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기간(2020~2021년)과 비교한 소비는 분명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시점과 비교한 TPO소비지수는 3월 이후 100을 계속 넘겼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와 글로벌 경제 침체 등으로 소비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신속한 모니터링이 필요해진 상황”이라며 “특히 서민 생활과 직접 연관된 생활밀착형 소비 업종을 중심으로 민간 소비지수를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