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설 연휴다. 모여앉은 가족·친지, 혹은 친구·연인과 함께 박물관이나 미술관으로 나들이 나서도 좋겠다. 전국 각지의 지방박물관 문화행사도 풍성하니 이동거리 고려해, 입맛에 맞춰 골라갈 수 있다.
볼거리와 놀거리, 즐길거리와 배울거리가 제일 많은 곳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이다.계묘년을 맞아 ‘토끼를 찾아라’는 제목으로 곳곳에 숨은 토끼 관련 유물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통일신라실의 ‘십이지 토끼상’, 조선실의 ‘백자청화 토끼모양 연적’, 서화실의 각종 토끼 그림, 청자실의 국보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를 찾아다니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린다. 프랑스에서 귀환한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 국보 반가사유상의 ‘사유의 방’에 이어 새롭게 문 연 ‘청자실’, 사람냄새 나는 아늑한 공간에서 나눔의 가치를 느끼도록 새 단장한 기증관을 추천한다. 3층 세계문화관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전은 특히 교육적이고,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은 워낙 인기라 사전 예매가 필수이고 10시 전에 미리 가야 현장 발권이 수월하다. 설 당일만 휴관일 뿐 연휴 내내 개관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연휴 4일간 모든 전시를 무료로 개방한다. 서울관에서는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이중섭’과 ‘MMCA 현대차시리즈: 최우람’ 전시가, 덕수궁에서는 ‘문신:우주를 향아여’가 한창이다. 과천관에는 ‘모던 데자인:생활,산업,외교하는 미술로’와 ‘백남준 효과’,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등 귀한 전시들이 열리고, 청주관에서는 ‘전시배달부’가 29일까지 열린다. 서울관만 설 당일 하루 휴관일 뿐 4관 모두 연휴에 계속 문 연다.
금으로 만든 방울인 ‘금령(金鈴)’이 출토된 신라 금령총 특별전을 열고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은 설 연휴에 방문하는 어린이 관람객에게 매일 300명씩 복주머니를 증정한다. 조선시대 유교 장례품인 ‘명기’ 특별전과 팔공산 은해사 유물전이 한창인 국립대구박물관은 매일 선착순 500명과 방패연,꽃신 만들기와 민속놀이 행사를 진행한다. 국립전주박물관에서는 남원 실상사 서진암 나한상 등 고려와 조선시대의 나한상 90점이 전시 중이고,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고 이건희 회장 기증 유물 특별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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