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시작으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한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2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0.07%를 기록한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31% 올랐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3.46%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개장 직후 이상거래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모건스탠리와 웰스 파고 등 주요 종목 수십 개의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오전9시45~50분께 정상화했지만 적지 않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와 3M,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실적 발표가 있었는데요. 3M은 2500명 감원을 발표했지만 6.25% 하락했습니다. 알파벳은 미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2.09% 떨어졌는데요. 오늘은 미국의 고용과 경기, 기업 어닝, NYSE 거래중단 사태 및 증시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임시직 5개월 연속 감소 노동 급격 둔화 신호 가능성”…“월마트, 시간당 최저임금 14달러로 인상 직원 시간당 평균임금 17.5달러”
우선 고용 관련 소식부터 알아보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서비스 분야 임시직 일자리가 11만800개 감소했습니다. 5개월 연속 마이너스인데요.
월별로 보면 △8월 700명 △9월 2만2500명 △10월 2만2300명 △11월 3만300명 △12월 3만5000명 등입니다. 2021년 12월 4만900개가 늘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시직 일자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나에게 임시직 일자리 감소는 진정한 경고 신호다. 고용시장이 침체 스토리에서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임시직 해고는 (최소한)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는데요.
WSJ은 2001년 침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전체적인 고용감소 전에 임시직 감소 현상이 먼저 일어났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임시직 일자리는 2007년 초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전체 일자리는 약 1년 뒤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임시직 해고가 전체 고용 후퇴를 꼭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임시직 선에서 먼저 조정을 했다가 다시 고용을 확대할 수도 있고 1995년에는 경제가 성장하고 있음에도 4개월 연속 임시직 감소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소비감소와 경기침체에 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의 임시직 감소 소식은 짚어볼 부분이죠.
결은 약간 다르지만 최근 미국에서 원격, 즉 재택근무 채용비중도 줄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 링크드인에 게재된 구인공고 가운데 원격근무 비중은 13.2%로 지난해 3월(20.6%)보다 크게 쪼그라들었는데요. 인디드닷컴이나 집리쿠르터 같은 다른 채용사이트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고 근로자가 우위에 서게 되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원격근무를 허용한 기업들이 많았는데요. 재택근무 조건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에서의 힘의 역학관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습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굳이 원격근무를 제시하지 않고도 직원을 뽑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는 건데요.
반면 미국 최대 고용기업인 월마트가 최저임금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월마트는 이날 매장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4달러로 올린다고 밝혔는데요.
지금까지 월마트 매장 근로자는 시간당 12~18달러를 벌었는데 앞으로는 14~19달러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최저임금 인상 혜택은 약 34만 명이 보게 될 거라고 하는데요. 전체 직원 160만 명 가운데 약 21%에 해당합니다. 전체적으로는 17달러였던 전직원의 시간당 평균임금이 최소 17.5달러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하는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월마트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직원들의 연간 급여 인상의 부분이라고 했는데요. 최저임금이 올라간 만큼 연쇄상승이 있겠죠. 특히 월마트가 미국서 가장 큰 단일 고용주이면서 소매업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다른 기업으로의 파급효과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노동시장이 둔화하는 와중에도 일부 임금 인상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이는 소비를 늘려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보면 노동시장 둔화 효과를 일부 상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죠. 노동시장이 더 둔화하면 그땐 임금도 줄 수밖에 없겠지만 임금 인플레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데요. 최악은 노동시장 약화에 아직 견고한 임금이 겹치는 겁니다.
“S&P 글로벌, 1월 투입가격 지난해 5월 이후 다시 상승”…“연준, 70년대 재현 피하려 해 파월 2월 FOMC서 매파 가능”
미국 경기는 위축세 속에서 약간 개선된 것으로 나오는데요. 공급관리협회(ISM) 수치와 함께 봐야 하지만 S&P 글로벌의 1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6.8로 시장 예상치(46.0)를 웃돌았습니다. 수치가 50 아래여서 위축이지만 지난해 12월(46.2)보다 좋아졌죠.
관심인 서비스업도 46.6으로 50을 밑돌았지만 전망치(45.0)보다 나았는데요. 전달(44.7)보다 높고 3개월 만 최고치죠. 거꾸로 보면 기준금리 인상에도 서비스업 둔화 속도가 느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노동시장이 조금 더 버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하고요. 다만, 인플레이션을 다 잡을 때까지 노동시장이 충분히 버티면 좋겠지만 그 전에 무너진다면 침체로 가는 걸 겁니다.
특히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투입가격이 오른 점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크리스 윌리엄슨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수석 산업 이코노미스트는 “새해 들어 임금상승 압력의 한 부분인 투입비용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했다”며 “이는 경기침체 위험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긴축을 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는데요.
그럼에도 시장은 연준이 곧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연말께 인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안 린겐 BMO 캐피털 마켓 미국 금리전략 헤드는 “다음 FOMC 기간 중간에 나올 자료들이 3월 0.25%p 금리인상을 막을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5월의 금리인상은 지울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경우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는 4.75~5.00%가 될 겁니다. 그런데 아직 2월이 마지막 금리인상이라는 이들도 있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55분 현재 연준이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금리인상(4.50~4.75%)을 할 확률이 98.1%인데, 3월 FOMC에서도 기준금리가 4.50~4.75%를 점쳐 인상이 중단될 것이라는 베팅이 14.1%입니다.
울프리시처는 시장이 과도하다고 보는데요. 울프리서치는 “우리는 시장이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 부활을 피하려는 연준 의장의 열망을 시장이 크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본다”며 “파월이 2월1일 기자회견에서 강경한 어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실망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추가로 독일 정부가 폴란드의 레오파드2 전차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승인한 데 이어 미국 정부도 에이브럼스M1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미국의 탱크 지원은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될 수 있다고 하죠. 그동안 확전을 우려해 탱크 지원을 미뤄왔던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준다는 것은 러시아를 더 공세적으로 우크라이나 땅에서 몰아내겠다는 뜻입니다. 독일이 미국의 전차제공을 지원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지만 탱크 제공은 러시아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지요.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위협과 기후변화 등에 ‘운명의 날 시계(Dooms day clock)’이 지난해보다 10초 빨라진 종말 직전 90초로 앞당겨졌습니다.
그랜섬 “S&P 연말까지 17% 더 떨어질 수 있어 3000 이하 안 해”…골드만 “중국 경제재개·달러 약세에 미 증시 상승”
마지막으로 시장 상황 보죠. 이날 장 개장 직후 NYSE에서 최소 40개 이상의 종목이 이상 급등락을 하면서 오전에 거래가 중단됐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개별 주식의 경우 수천 건의 매수, 매도 주문을 종합해 하나의 개장가를 정하게 됩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많은 매수, 매도 주문이 누락돼 거래량이 극히 낮은 상태로 개장을 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과도하락, 또는 과잉상승으로 거래가 시작됐다는 거죠.
대표적으로 모자이크는 어제 주당 48.35달러에 마감했는데 이날 16% 폭락한 40.29달러로 출발했습니다. 반대로 월마트는 어제 142.64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날은 12% 폭등한 159.88달러에 거래를 시작했죠. 이상급등에 거래가 중단됐다가 오전9시40분에 재개했을 때 가격은 141.51달러로 어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갔는데요.
모건스탠리는 개장 후 갑자기 전일 대비 -7.8%, 웰스 파고는 -11%를 찍었고 맥도널드도 -7.8%를 보였습니다. 쉘과 나이키, AT&T 등 대형 기업들이 피해를 입었는데요. NYSE에 따르면 이상가격으로 손실을 본 경우 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일부 거래는 무효처리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제 증시를 좀 더 살펴보죠. BMO의 공동 설립자이자 대표적인 약세론자인 제레미 그랜섬은 이날 “인플레이션 둔화와 강한 고용,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약세장이 잠깐 멈출 수 있지만 제대로 될 수 있는 것보다 잘못 흘러갈 수 있는 사안들이 더 많다”며 “연말에 S&P500이 약 3200이 될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이날 S&P가 4016.95에 마감했습니다. 그랜섬은 전에도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는데 이번 상황이 1929년과 1972년, 2000년 때처럼 거품이 붕괴하는 형태라고 보는데요. 그러면서 올해 S&P가 3000 주변을 찍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14%의 기업의 신용도가 정크등급인 B3 이하이면서 부정적 전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비율은 전분기보다 25%나 증가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반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 증시가 고무적이라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인텔과 퀄컴, 테슬라 등 중국에서 상당한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 올 들어 지금까지 S&P500 수익률을 5%p 앞섰다”며 “중국 재개장과 달러약세가 미국 증시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중국 재개장과 달러약세를 무기로 내세워 어닝감소 전망에도 미증시 상승을 얘기하는 이들이 꽤 있습니다. 어닝도 상반기는 안 좋지만 하반기는 나아질 것이라고 하죠.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S&P500 기업 어닝 전망은 △2022 4분기 -3% △2023 1분기 0% △2023 2분기 -1.3% △2023 3분기 4.3% △2023 4분기 10.5% 등인데요. WSJ은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유럽이 회복하면서 세계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높이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이지만 세계경제를 더 지탱할 버팀목”이라고도 했습니다.
빅테크 전반과 어닝시즌의 분위기를 가를 것으로 평가됐던 MS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주당순이익(EPS)가 2.32달러, 매출은 527억5000만 달러였는데요. 레피니티브 집계치는 EPS 2.29달러에 매출 529억4000만 달러였습니다. 이중 인텔리전트 클라우드가 215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보이면서 스트리트어카운트 전망치 214억4000만 달러를 살짝 웃돌자 주가가 마감 후 한때 4.5% 오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총 매출이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전년 대비 2% 정도이며 순이익이 전년 187억7000만 달러에서 164억3000만 달러로 감소했고, 1만 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감축을 추진 중이라는 점을 함께 봐야겠습니다.
참고로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어제 기술주에서 대규모 숏커버링(short covering)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6월 이후 최대라는데요. 숏커버링은 공매도를 한 투자자가 주식이 오르면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상승폭을 더 키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어제 나스닥은 2%가량 뛰었죠.
안 그래도 복잡한 시장인데 NYSE에서 기술적 문제까지 터지면서 더 혼란한 하루였는데요. 내일(현지 시간 25일) 있을 테슬라의 어닝과 이번 주 줄줄이 나올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12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를 하나씩 기다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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