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 성과만큼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SK(034730)그룹의 ‘사회성과인센티브’가 글로벌 경영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한 이 개념은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독려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는 해석이다.
25일 SK그룹에 따르면 다보스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WEF) 사무국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회적 기업들과의 협력이 어떻게 대기업들에 지속 가능 혁신의 방안이 되고 있는가’라는 기사를 올리고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를 소개했다.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최 회장이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다보스포럼에 전세계 정·재계 리더들과 석학들이 모여 글로벌 문제 해법을 모색한다는 점을 감안해 현금 인센티브로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유도하는 이 프로그램을 화두에 올렸다.
WEF 사무국은 기사에서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사회적 기업과 협력하면서 전통적 사회적 책임(CSR)에서 탈피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목표 달성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SK는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에 비례해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독창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SK는 정보기술(IT)에서 농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더 큰 사회적 영향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SK그룹의 2021년 사회적 가치 창출 총량은 전년 대비 60%나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SK그룹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사회적 기업 326곳이 참여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해 성과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은 △일자리 창출 △사회 서비스 제공 △환경문제 해결 △생태계 문제 해결 등 4개 분야에서 총 3275억 원의 사회성과를 창출했다.
SK그룹은 이에 따른 인센티브로 총 527억 원을 사회적 기업에 지급했다. 일례로 노인 요양·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부케어, 농촌 취약 계층 직원들과 제철 이유식을 만드는 에코맘산골이유식은 각각 20억 원, 3억 8000만 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인센티브 지급으로 재정적 안정을 찾은 사회적 기업들은 이후 성장세에 날개를 달았다. 두 회사의 사회성과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30%, 40%를 넘나들었다.
인센티브를 위한 재원은 SK가 설립한 사회적기업 ‘행복나래’와 SK 멤버사들이 낸 기부금으로 마련했다.
도드라진 성과 속에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 경영 학술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2020년 1월 SK그룹의 사회성과인센티브 사례 연구를 게재했다. 정선문 동국대 교수와 신재용 서울대 교수가 사회성과인센티브 효과성을 다룬 논문은 세계 최고 권위의 ‘매니지먼트 사이언스’에 지난해 10월 게재됐다.
한편 SK가 출자해 설립한 비영리연구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은 경기 화성시와 사회적 기업 지원 정책 협력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CSES 관계자는 “사회성과인센티브의 국내·외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