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해온 반도체가 흔들리면서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초반까지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64%포인트, 20% 감소하면 1.27%포인트 각각 하락한다고 밝혔다.
한국 전체 수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9%(1292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예측하고 있지만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 둔화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 올해 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보고서가 2010~2022년 반도체 수출과 국내 경제성장률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연평균 3.0% 성장률 중 반도체 수출은 0.6%포인트를 기여했다. 지난해 2.6%인 국내 경제성장률은 반도체 부문을 제외할 경우 1.9%까지 낮아진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반도체 부문의 민간투자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할 대목이다. 반도체 설비투자액은 올해 51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과거 반도체 경기 사이클을 감안할 때 올해 상반기 중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지나 하반기 이후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세계 경기 둔화, 통화 긴축 등 변수로 인해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회복 시기가 더 늦춰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경제의 단기적 하락을 막는 한편 세계적인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기업의 투자 의지를 되살리려면 정책의 적시성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국회에서 조속히 입법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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