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독일과 한국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특히 전기차(BEV)와 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FCEV) 등 신에너지차 수출량이 120%나 급증하며 중국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25일 발표한 ‘2022년 중국 자동차 글로벌 시장 수출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54.4% 증가한 311만 대로 집계됐다. 이로써 중국은 261만 대 수출에 그친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 수출국을 차지했다. 일본이 수출 1위를 확정지었고 한국은 6위에 오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 5년 간 100만 대 수준에 머물렀지만 2021년에 100% 이상 급증한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출 물량 중 신에너지차가 약 68만 대로 전년 대비 120% 증가하며 2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 가운데 절반 가량은 미국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테슬라는 중국에서 9만 7182대를 수출하며 전체 신에너지차 수출(20만 2000대)의 48%를 차지했다.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토종 기업의 수출도 크게 늘었다. 중국의 기존 자동차 수출은 1인당 소득이 낮거나 정치적으로 가까운 곳을 위주로 이뤄졌지만 최근 신에너지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개선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기존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16년 중국의 주요 자동차 수출국은 이란, 인도, 베트남, 이집트 등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벨기에, 칠레, 호주,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확대됐고 신에너지차 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유럽, 오세아니아 등으로 수출국이 다변화되기도 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벨기에, 영국 등 유럽 국가가 전체 중국 전기차 수출의 70%를 차지했다. 또한 전기버스 등 중대형 상용차 수출도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중국산 전기버스는 유럽시장에서 점유율 30.4%를 차지했고 국내에서는 시장 절반을 잠식했다.
중국 자동차의 평균 수출단가도 2018년 1만 2900달러(약 1589만 원)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1만 6400달러(약 2020만 원)로 30% 상승하며 고부가가치화 됐다.
KAMA는 중국이 주요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중동, 중남미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과 새로운 FTA를 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국은 아세안, 칠레, 페루, 호주 등과 FTA를 체결한 상태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중국 전기차 수출의 절반이 테슬라 제품”이라며 “한국GM, 르노코리아 등 외투기업의 국내 전기차 생산시설 유치와 국내 기업의 전기차 시설 투자 확대를 위한 전폭적인 인센티브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차로 산업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미래차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노동 유연성을 확보해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자동차 수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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