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투자자도 결국 버티지 못했다. 워런 버핏의 오른팔로 불리는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9년 전 투자했던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수억 원 규모로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전설적인 투자자가 결국 한국 주식은 재미를 못 보고 판 셈이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멍거 부회장이 운영하는 데일리저널은 지난해 4분기 투자 포트폴리오 공개를 통해 포스코홀딩스ADR(주식예탁증서)을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데일리저널은 2013년 4분기 포스코홀딩스ADR 6만 4600주를 주당 약 76달러 정도에 순매수했다. 이후 2014년 4분기 보유 주식 중 84.9%(5만 4900주)를 주당 약 69달러에 매도했다. 이후 남아 있던 지분 약 15%(9750주)를 지난해 4분기 주당 약 49달러에 모두 처분했다. 금액은 5억 원 정도다.
데일리저널은 신문사이자 법원용 소프트웨어 제공 업체로 멍거가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데일리저널을 통해 주식에 투자해왔다. 멍거 부회장은 5개 종목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웰스파고, 중국 알리바바그룹, US뱅코프, 포스코홀딩스ADR이다. 포스코홀딩스ADR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 정도다.
멍거 부회장은 포스코홀딩스 투자로 결국 손해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매입가 대비 두 차례 매도 가격이 각각 9.2%, 35% 낮은 수준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철강 업체에서 2차전지 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지만 주가가 회복되지 못한 것이 이유다. 멍거 부회장이 데일리저널 회장직을 내려놓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후 주가가 급락한 알리바바 지분의 절반인 30만주가량을 매도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