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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에도 성장한 ASML…지난해 4Q 매출 8조6400억, 전년比 28.96%↑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이 사상 초유의 반도체 혹한기에도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세계에서 단독으로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25일(현지시간) ASML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4억3000만유로(약 8조6400억원), 영업이익 21억 2500만유로(약 2조 8546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96%, 영업이익은 4.63% 증가한 수치다.

ASML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물가 상승으로 인한 정보기술(IT) 시장 수요 침체로 반도체 시장이 큰 불황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성장을 지속했다.

ASML이 4분기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EUV 노광기의 안정적인 공급 때문이다. ASML은 7나노(㎚·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반도체 회로를 균일하고 반듯하게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EUV 노광기 원천 기술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확보한 회사다.



이 장비는 대당 2000억원을 호가하는 기기이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반도체 업체들이 ASML의 EUV 장비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ASML 측은 "EUV 예약 매출(net booking) 34억 유로를 포함해 지난해 4분기 예약 매출은 63억 유로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주 잔량은 지난해 연매출(212억 유로)의 2배에 가까운 404억 유로(54조 2721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ASML은 반도체 불황이 이어지는 올해에도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ASML은 올 1분기 매출을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61억~65억 유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ASML은 올 하반기에는 반도체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페터르 베닝크 ASML CEO는 "인플레이션 등 경기 침체 요인과 지정학적 위기로 시장 불확실성이 보이지만, 고객사들은 올 하반기에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ASML 시스템 수요는 견조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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