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주가 상승이 가파르다. AI 챗봇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챗 GPT’의 개발사인 오픈AI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조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다. 국내 대기업들도 AI 관련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이지만 앞서 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처럼 반짝 상승에 그칠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I 영상 분석 기술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 중인 코난테크놀로지(402030)는 이달에만 166.0% 급등하며 올해 가장 많이 오른 종목 2위에 올랐다. 25일에도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 중인 셀바스AI(108860)(123.37%), AI 원천 기술을 개발 중인 솔트룩스(304100)(111.88%), 브리지텍(064480)(39.98%) 등도 올해 상승률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이후 신(新)기술로 주목받던 AI 관련주 주가에 기름을 부은 것은 MS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오픈AI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수년에 걸쳐 총 100억 달러(약 12조 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MS의 선택을 받은 오픈AI가 개발해 지난해 11월 출시한 챗봇인 ‘챗 GPT’는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자연언어 처리 시스템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AI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I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으며 2024년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5543억 달러(약 682조 7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AI 관련주 대부분이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기업이다 보니 관련 사업을 영위 중인 대기업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KT다. KT는 초거대 AI인 ‘믿음’을 올해 상반기 안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오픈AI의 챗 GPT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는 가운데 KT ‘믿음’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며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도 국내 최초로 AI 모델 GPT-3를 적용한 ‘에이닷’을 중심으로 AI 사업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코난테크놀로지 지분 21%를 확보하기도 했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AI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가 돋보인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의 확장을 위해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설립 이후 2021년 GPT-3 모델의 한국어 특화 AI 언어 모델 ‘KoGPT’를 공개하기도 했다.
반면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주가도 반짝 상승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앞서 메타버스나 NFT처럼 기술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랐다가 급격히 빠진 테마들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도 제시된다. 다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챗 GPT라는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새로운 성과를 창출할 것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챗 GPT 가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AI 시대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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