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리스 비중 확대를 추진한다. 올해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 목표는 33만 대로 설정했다.
서강현 현대차(005380)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26일 ‘2022년 4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부터 미국에서 리스 차량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며 “당사도 리스 프로그램을 활용한 판매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말 IRA의 친환경차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에 ‘리스 차량’을 포함한 바 있다. 미국 소비자가 현대차 전기차를 구매할 때 리스 방식을 이용하면 다른 북미 제조사의 전기차와 같은 수준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서 부사장은 “현재 5% 미만인 미국 시장의 전기차 리스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판매채널의 다변화도 추진한다”며 “리스비중 증가에 따른 중고차 가격 하락이 우려되지만 인증 중고차 사업을 확대해 2~3년 후 발생 가능한 중고차 가격 하락 위험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하는 2024년 전까지 판매와 순익에 큰 영향이 없도록 대외 상황을 고려하며 대응할 계획이다. 조지아 공장의 생산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3월에 구체적인 법안이 확정되면 추가 대응책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올해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 목표는 33만 대로 잡았다. 지난해 판매량 대비 54% 증가한 수치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유럽에서 1분기부터 아이오닉 6의 고객 인도가 시작되고 신형 코나 EV와 아이오닉5 N은 하반기부터 양산된다”며 “볼륨차종의 풀체인지 모델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유럽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 중인 중국 전기차에 대해서는 “당사는 프리미엄 전기차 이미지를 계속해서 제공하며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전년 대비 증가하겠지만 대외 변수 탓에 회복 속도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구 전무는 “반도체 수급 이슈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며 올해는 생산 증가와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미·중 갈등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기 침체 이슈가 있어 소비 심리 둔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대부분의 권역에서 산업 수요가 성장하겠지만 침체 위험성을 고려하면 성장의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선진국에선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회복이 한동안 지연될 것”이라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최대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이날 공시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매출은 142조 52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7% 늘어난 9조 8198억 원에 달했다. 연간 판매량은 394만 2925대로 집계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