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회장 정의선·사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기 침체 우려 등 각종 악재에도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냈다. 미국·유럽 등 자동차 선진 시장에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수익 차종을 배치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한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26일 콘퍼런스콜에서 연결 기준 지난해 총매출이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42조 5275억 원, 영업이익은 47% 늘어난 9조 819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최대였던 2021년 매출(117조 6106억 원), 2012년 영업익(8조 4406억 원)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현대차가 영업이익 9조 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지난해 3분기 세타2 엔진 리콜과 관련해 1조 원이 넘는 품질비용을 털어낸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가 호실적을 거둔 데는 제네시스·SUV·전기차 등 고수익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짠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생산량이 점차 정상화되는 가운데 수익이 많이 남는 고부가가치 모델들이 해외 시장에서 잘 팔린 것이 현대차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실제로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제네시스 제외)은 2021년 47.3%에서 지난해 51.5%까지 늘었다. 현대차 판매에서 SUV 비중이 50%를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비중 역시 5.1%에서 5.3%로 소폭 올랐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판매량은 5만 6410대로 연간 최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값비싼’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가 꾸준히 증가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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