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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강한 GDP에도 큰틀 불변”…“재고·정부지출 벗기고 봐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어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콘퍼런스 콜에서의 가이던스에 시장이 무너졌는데, 이날 테슬라는 가이던스에 살아났다. 게티이미지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예상보다 강한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과 노동시장, 테슬라 실적에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1.76%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10%, 0.61% 뛰었는데요. 견고한 경제지표에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한때 연 3.51%까지 올랐습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경기침체와 연착륙이 힘겨루기를 해왔는데요. 생각보다 견고한 GDP와 고용이 연착륙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줬습니다.

다만, 이날 오전 증시는 방향을 못잡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종목별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어제 콘퍼런스 콜에서 “1월 차량 수요가 생산의 2배”라고 밝힌 테슬라가 이날 10.97% 폭등했습니다. 예상보다 나은 실적에도 3900명 감원을 발표한 IBM은 4.46% 떨어지면서 다우지수에 부담을 줬는데요.

각종 경제지표와 어닝 자료가 쏟아졌던 날이죠. 오늘은 GDP와 실업수당 청구, 내구재 주문에 대한 분석과 함께 증시 전망 전해드리겠습니다.

“4분기 GDP 2.9% PCE 물가 4.8→3.2% 연착륙 기대↑”…“소비 2.1% 증가 그쳐 2분기 포함 앞으로가 핵심 연준도 경로유지”


우선 이날 관심인 4분기 GDP부터 보죠. 이날 나온 미국의 4분기 실질 GDP가 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 2.9%로 나왔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이 2.6%, 다우존스가 2.8%를 예상했으니 둘을 모두 뛰어넘은 겁니다. 블룸버그 기준으로 보면 0.3%포인트(p)나 높은데요. 3분기 3.2%보다는 낮지만 견고한 성장을 보여줬습니다. 리처드 플린 찰스 슈왑의 매니징 디렉터는 “거의 1년 동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소프트랜딩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현재 경제는 상대적으로 강한 것이 명확하다”며 “이는 연준이 성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날 전반적인 증시 상승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도 연착륙 기대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많이 떨어졌는데요. GDP 디플레이터(GDP 물가)가 3분기 4.4%에서 이번에 3.5%까지 감소했습니다. GDP 물가는 경제 전체의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대상으로 해 총체적인 물가변동을 보여주는데요. 전망치(3.2%)보다는 높았지만 지난해 1분기 8.3%, 2분기에 9.0%과 비교하면 분명 진전이 있었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3분기 4.8%에서 4분기에 3.2%로 내려왔습니다.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PCE는 4.7%에서 3.9%로 하락했는데요. 근원 PCE는 연간으로는 5.0%였죠. 웬디 에델버그 브루킹스 연구소 해밀턴 프로젝트 디렉터는 “노동시장이 강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에서 좋은 소식을 봤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GDP 추이


지금부터는 지표를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4분기 GDP 상승에는 개인소비(2.1% 증가)와 재고투자, 연방·지방 정부 지출, 비거주자 투자 등이 원인이었는데요.

소비는 대체로 견고했지만 3분기(2.3%) 및 4분기 블룸버그 전망(2.9%)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또 재고투자와 정부지출, 비거주자 항목은 조심해야 하는데요.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4분기 강한 헤드라인 수치는 소비가 이끌었지만 동시에 변동성이 큰 재고투자와 순수출, 정부지출이 주도했다”며 “거주자 투자는 계속해서 급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고투자만 해도 기여도가 1.46%p, 연방·지방정부가 0.64%p에 달하는데요. 재고는 계속 늘어날 수는 없고, 정부 지출은 계절성이 큽니다. 이안 셰퍼드슨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재고투자와 해외거주인 투자를 빼면 (4분기 GDP 증가에서) 남는 게 많지 않다”며 “다음 몇개 분기 동안 수요증가는 최소화할 것이며 헤드라인 GDP 수치는 떨어질 것”이라고 해석했는데요.

이 때문에 이날 고무적인 헤드라인 GDP에도 전체적인 미국 경제의 큰 방향은 변한 게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도 기대에 못 미쳤죠.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4분기 GDP 덕에 상황이 조금 나아진 건 맞지만 전체적인 경기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며 “연준도 그동안의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고 봤는데요.

그래서 침체 우려가 여전합니다. 4분기 소비둔화와 함께 지난해 서비스 지출도 △1분기 2.1% △2분기 4.6% △3분기 3.7% △4분기 2.6%로 하락세를 보여주는데요. 앤드류 헌터 캐피털 이코노믹스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월별 데이터는 경제가 모멘텀을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금리인상의 누적효과를 생각하며 경제가 완만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매와 자동차 판매자료를 보면 가계는 긴축을 시작하고 있고 주택시장은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자본지출 계획을 재고하고 있다”며 “은행과 정보기술(IT) 산업이 해고를 하는 와중에 주택과 제조업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GDP의 좋은 측면과 함께 세부적인 면을 꼭 같이 봐야겠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18.6만 건 전주 대비 또 감소”…“침체 우려 여전하나 진입시점은 연기 가능성”


물론 연착륙 측면에서 분위기가 나아진 건 맞습니다. 이날 나온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8만6000건으로 전주(19만2000건)보다 되레 줄었는데요. 월가 전망치 20만5000건도 밑돌았습니다.

변동성이 줄어드는 4주 이동평균도 19만7500건으로 전주 20만6750건 대비 9250건 감소했는데요. 최소 2주 연속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청구건수가 167만5000건으로 2만 건 증가했지만 여전히 노동시장은 타이트합니다. 루크 틸리 윌밍턴 트러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우리가 강한 고용을 이어가고 소비지출을 계속하며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지 않는다면 소프트랜딩 스토리에 기름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핵심은 2023년에도 지난해 4분기 같은 회복력이 유지되느냐겠습니다. 정말 소프트랜딩이 가능하려면 2분기가 시험대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1분기까지는 각종 지표가 나쁘지 않겠지만 많은 이들이 침체가 올 것이라고 걱정하는 2분기부터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이날 함께 나온 12월 내구재 신규 수주가 5.6% 급증하면서 예상치 2.4%를 훌쩍 뛰어넘었지만 보잉의 항공기 수주 등을 빼면 -0.1%인데요. 월가의 한 관계자는 “고용이 나쁘지 않아 연착륙 가능성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확산과 원자재 가격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짐 카론 모건스탠리 투자운용의 글로벌 채권 거시전략 헤드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위한 근거를 쌓기 시작했거나 침체가 있다면 예전에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완만한 침체가 될 것”이라고 봤죠.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현황


함께 봐야 할 것은 2022년 4분기 GDP가 나쁘지 않았던 만큼 최소 올해 침체 진입 예측시점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는 점인데요. 스티븐 스탠리 암허스트 피어폰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나는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시장의 컨센서스를 알지만 여기에 회의적”이라며 “만약 침체가 온다면 2024년일 것 같다. 올해는 흔들리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침체 시작시점을 미뤘다는데요. 월가의 대체적인 전망은 올해 2·3분기 마이너스, 혹은 3·4분기 마이너스 성장입니다. 월가의 또다른 관계자는 “생각보다 강한 GDP에 둔화기미가 없는 고용을 보면 침체 시점이 더 뒤로 갈 수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경우 연준의 긴축도 더 오래 지속한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는데요. 양면성이 있다는 거죠.

결국 속도가 문제긴 한데 소비와 고용이 둔화하고 있긴 합니다. 앞서 설명드렸듯 4분기 소비 증가율이 예상보다 적었고 인플레이션은 상방 위험이 남아 있는데요. 한국계 글로벌 헤드헌팅사인 HRCap(에이치알캡)이 자사가 보유한 1만 건 이상의 급여 자료와 미 경제 방송 CNBC, 샐러리닷컴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2%였던 평균 임금상승률이 올해는 4.6%가 될 것이라고 하죠. 대상이 사무직 위주지만 임금상승 리스크가 여전함을 보여줍니다. 약해지더라도 소비와 고용이 끝까지 버틴다면 연착륙이 가능하겠지만 그럴 수 있을지 물음표가 달린다는 뜻이지요.

추가로 GDP는 수정이 잦기 때문에 앞으로 2번 더 나올 자료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이 브라이슨 웰스 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축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신용카드 빚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짚었는데요.

정리하면, 4분기 GDP와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연착륙 기대감을 높이지만 전체적인 경기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닌데 그 이유는 △4분기 GDP 재고·정부지출 등 감안요인 △연말 이후 소비 모멘텀 둔화 △2분기 이후 상황 모니터링 필요 △임금·원자재 같은 인플레이션 상방위험 △진입시점 연기에도 여전히 침체 가능성 등입니다.

IMF 일본, 장기 국채금리 변동폭 확대하라” 주문…“美 증시, 폭풍의 눈 속에 있을 수도”


글로벌 경제상황 더 보겠습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일본 정부에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있는 만큼 장기금리 정책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는데요.

10년 만기 국채금리 변동폭을 넓히는 것도 주요 권고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본 정부는 10년 물 국채금리 상한선을 0.25%에서 0.5%까지 올린 상태죠. 이를 더 넓히라는 건데요. 앞서 일본은행(BOJ)이 이 정책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불발됐었습니다. 꼭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니지만 IMF가 이 얘기를 꺼낸 만큼 상한 조정압력이 한층 커지겠죠. 글로벌 채권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둬야겠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더 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이날 러시아는 55기의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다양한 목표물에 발사했다고 합니다. 서방국가들의 전차제공 결정 이후에 나온 건데요.

우크라이나는 약 100대의 레오파드2 전차와 14대의 영국제 챌린저 탱크를 받을 예정이고 미국산 에이브럼스 탱크 31대는 올 하반기에나 지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가 신형 탱크 운용 교육과 전술훈련을 받아야만 해 서방 전차는 봄이나 돼야 전선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했는데요.

이는 거꾸로 러시아 입장에서는 봄까지 시간이 있다는 겁니다. 서방 탱크들이 도착하기 전, 겨우내 집중적으로 공세를 펼쳐야 한다는 말인데요. 우크라이나 내에서의 전투가 더 격렬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다만, 러시아도 개전 초기에 전차운용 인력을 많이 사람이 부족한 것 비슷하다고 하네요.

추가로 우크라이나는 미국제 F-16 전투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서방의 탱크지원을 결국 이끌어낸 만큼 전투기도 달라는 거죠. 하지만 탱크 대비 전투기 지원을 위한 허들은 훨씬 더 높다고 봐야 할 겁니다. 전투기는 쉽게 국경을 넘어갈 수도 있으니까요.

글로벌 헤드헌팅사 HRCap이 추정한 올해 임금 상승폭 전망. HRCap


마지막으로 미국 증시 상황 살펴보죠.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시장 랠리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인플레이션이 3% 이상 수준을 계속 맴돌거나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몇 가지 위험이 놓여 있다”며 “연준이 다음 주부터 시장을 다시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올해도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허리케인의 눈에 들어왔고 아직 완전히 위기를 벗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날 GDP 자료 해석에서도 드러나듯 최근의 상황은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전망이 엇갈립니다. 테슬라만 해도 매출은 어느 정도 맞췄지만 마진이 감소한 것 때문에 정반대 평가가 나오기도 하죠.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약 20%가 실적을 내놓았는데 평균 매출이 4.1% 증가했지만 어닝은 -3%라고 합니다.

도이치뱅크는 일단 1분기 말까지 S&P가 45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는데요. 반면 JP모건체이스의 고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몇 주 안에 주식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이들은 35%에 그쳤다고 합니다.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해 11월 말(33%)과 비슷한데요.

미국 증시가 정말 하루하루 다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우울한 가이던스에 실망했다가 테슬라의 수요전망에 환호하기 때문인데요. 거시지표도 불확실하고 상반되는 자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반복될 듯합니다.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는 “시장이 핑퐁게임을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것이 주로 서로 엇갈리는 거시지표와 투자자들이 이것이 얼마나 좋고 나쁜지를 해석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는데요. 한번에 환호하기보다는 경제지표와 어닝, 앞으로 연준에서 나올 발언의 의미를 한발짝 떨어져서 차분히 봐야겠습니다.

[서경 마켓 시그널 유튜브 방송] : 국내 최초 경제지 서울경제신문의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방송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잃어버린 구독자를 찾고 있습니다.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 생방송 이후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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