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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그린스완 시대의 물 위기와 해법

배덕효 국가물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세종대 총장)

계곡~바다까지 오염원 관리 강화

인프라 개선해 안정적 수자원 확보

기존시설 리모델링해 효율성 높이고

IT 접목 통합 물관리 플랫폼 구축을





‘그린스완(녹색 백조)’은 기후변화가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고 인류의 사회·경제에 가져올 파괴적 위기를 경고하는 의미로 국제결제은행(BIS)이 2020년 최초로 제시했다. ‘불확실한 위험’을 가리키는 블랙스완(검은 백조)을 그린스완으로 변형해 기후위기 발생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했다.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열에너지의 가장 큰 저장고인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져 해양이 대기에 미치는 영향이 강력해지면서 극한 가뭄과 홍수 등 기후 재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로 서울 도심이 마비됐지만 광주·전남 지역은 지금까지 극심한 가뭄이 계속돼 주요 식수원 중 하나인 주암댐은 1992년 준공 이후 가장 낮은 저수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회색 코뿔소처럼 기후변화를 우리에게 달려오는 위험으로 인식한다. 이에 걸맞게 물 정책도 기후변화 압력으로부터 회복력을 갖춘 탄력적 물 관리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과거 경험과 오차 기반의 대책에서 탈피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향후 물 관리 정책의 목표는 ‘통합 물 관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누리는 물 복지 실현’이다. 수질과 수량, 하천의 관리 일원화를 통해 통합 물 관리 기반은 마련됐다. 이제는 국민이 안심하는 물 서비스 제공과 물 재해로부터 안전한 환경 구축이 과제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통합 물 관리를 위해 다음 과제들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고 한다.



첫째, 계곡으로부터 지하수, 강과 바다까지 이르는 물의 흐름과 문제점에 대한 종합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녹조와 같은 수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염원 관리를 강화하고 유역 단위에서 건전한 물 순환이 이뤄지도록 관계 기관과 협력해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 물관리위원회가 전문성과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해법을 모색하고 이행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예측 불가능한 극한 가뭄과 홍수에 대비해 물 인프라 개선과 함께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에도 집중해야 한다. 또한 기존 수자원 시설은 리모델링으로 물 공급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용수댐 외에 농업용 저수지, 발전댐 등 물 공급 시설 전반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스마트 워터그리드를 구축하고 에너지와 온실가스 배출 저감으로 탄소 중립에도 기여해야 한다. 미래 기후변화를 고려한 홍수 방어 목표를 설정하고 물 부족에 대비해 다각적인 수자원 개발에도 노력해야 한다.

셋째,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물 관리 기술을 개발·활용하도록 통합 물 관리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물 산업은 회복력을 갖춘 물 환경 조성을 위한 필수 인프라이면서 미래의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 물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도록 물 산업 육성 지원을 위한 전담 기구 설치 등 정부의 관심과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

올해는 적도 동태평양에 엘니뇨 발생이 전망된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3년과 다른 이상기후가 발생할지 모른다. 더 늦기 전에 미래 세대와 생태계의 안전한 물 이용을 위해 핵심 공공재인 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지혜를 모으고 실천할 때다. 기후변화 위기를 우려하는 그린스완이 녹색 경제로의 전환이라는 해결책이 되도록 기후위기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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