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가 내수 통관 면세품 판매 서비스를 잇달아 종료하고 있다. 최근 재고 자산이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엔데믹 전환으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출국하지 않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면세품 구매 수요 역시 줄었기 때문이다. 면세업계는 다시 해외 여행객들을 위한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집중해 업계 정상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다음 달 말 오프라인 럭스몰 제주점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다만 롯데면세점 측은 “제주 관광객 및 수요 회복세에 따라 운영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11월 내수 통관 면세품 판매 전용 온라인몰 ‘럭스몰’을 연 롯데면세점은 최근 오프라인 판매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럭스몰 명동점을 철수했고, 9월에는 코엑스점 전체가 운영 종료되면서 내수 통관 상품 판매도 중단했다. 다음 달 제주점까지 철수하면 오프라인 럭스몰은 월드타워점과 부산점만 남는다.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9월 신라인터넷면세점의 여행 중개 플랫폼 ‘신라트립’을 통해 운영하던 면세 통관 상품 판매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재 오프라인에서는 서울과 제주 시내면세점, 온라인에서는 쿠팡 등 일부 채널에서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내수 통관 면세품 판매를 모두 종료했다. 2020년 7월 문을 연 온라인몰 ‘쓱스페셜’을 지난해 9월 종료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말 명동점에서 운영하던 오프라인 판매 서비스도 중단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지난 2021년 3월부터 운영하던 내수 통관 면세품 판매 전용 온라인몰 ‘H 셀렉트’를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면세 업계가 이처럼 연이어 내수 통관 면세품 판매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데에는 엔데믹으로 그동안 쌓였던 재고 자산이 어느 정도 소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세청은 2020년 4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면세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장기 재고 면세품을 대상으로 내수 통관 판매를 허용해줬고, 업계는 편의점, 온라인 플랫폼 등과 손잡고 재고 자산을 줄여왔다. 그 결과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면세 업계 4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합산 재고 자산 규모는 약 2조 17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가량 줄었다. 특히 롯데면세점의 경우 재고 자산이 2021년 3분기 약 9274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약 7752억 원으로 16%가량 감소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재고 소진 때문에 내수 통관 상품 판매를 계속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며 “면세 업계가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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