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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홍콩·일본보다 낮은 생산 효율성…코로나19 이후 더욱 악화

美 100으로 보면 韓 60인데 대만 72

한계기업 비중 14.9% 18.6%로 급등

생산성 개선 없이 격차 해소 어려워

한 경기도 소재 중소기업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대만, 홍콩, 일본 등 주요 경쟁국보다 생산 효율성이 낮은 가운데 코로나19로 생산성이 더욱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 기초체력인 생산성이 악화되면서 장기 저성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그칠 것이 아니라 좀비기업 퇴출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한국은행 조사국 정선영 과장과 장동산 조사역이 작성한 ‘코로나19 이후 생산성 변화의 주요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생산 효율성은 미국 대비 59.9%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소득 3만~5만 달러로 우리와 비슷한 국가 평균치(70.8%)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대만(78%), 홍콩(69%), 일본(64%) 등 경쟁국에도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장기 생산성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전기 대비 연율 평균으로 총요소생산성을 추산한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4% 수준에서 20088~2020년 1.2%로 낮아진 이후 팬데믹 이후로는 0.6%까지 급락했다.

생산성 둔화세가 심화된 것은 불안정한 대외여건, 산업간 재배분효과 소멸, 불황의 청산효과 부재 등 3가지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다. 먼저 노동시장 회복에도 팬데믹이 예상보다 길어진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나타나면서 성장 회복이 지체됐다. 노동투입량 변화에 따른 산업간 재배분효과도 2021년 이후 소멸됐다.



특히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불리는 한계기업 비중이나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성 격차 등 시장의 구조적 비효율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팬데믹 위기 동안 악화되면서 생산성을 끌어내렸다는 지적이다. 한계기업 비중은 2019년 15.3%에서 2020년 14.9%로 오히려 낮아졌는데 국내외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 등으로 올해 최대 18.6%까지 급등할 것으로 우려된다. 통상적으로 불황엔 비효율적 기업이 퇴출되면서 시장 효율성이 개선되는 청산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번엔 정부의 대규모 지원으로 이러한 원칙이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 과장은 “팬데믹 상흔효과로 인한 장기실업 등 인적자본 잠식, 글로벌 공급망 분절화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 한계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 시장 비효율성이 누증되면서 생산성 하방 압력이 증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생산 효율성 개선을 위한 노력 없이 R&D 투자 등 기술혁신 노력만으로는 추가적인 생산성 개선이나 선진국과의 격차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정부는 회생 가능성이 낮은 만성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경제여건 변화를 반영한 규제 개선을 통해 자원배분의 효율성과 시장 역동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장 과장은 “생산성 확충을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등 기술혁신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과 함께 구조조정과 규제 개선 등 경제체질 개선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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