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취임 2년차 밑그림을 완성했다. 지난달 21일 기획재정부의 경제정책방향 겸 업무계획을 보고받으며 시작된 연례행사는 금융위의 민생경제 대토론회 겸 업무보고로 41일 만에 끝이 났다. ★본지 1월 27일자 10면 참조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 대통령에게 “당면 현안인 확고한 금융시장 안정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실물·민생경제를 뒷받침하는 금융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고 금융산업을 고부가가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보고했다.
주요 정책 과제 중 가장 관심도가 높은 건 보금자리론·적격대출·안심전환대출 등 3가지 정책모기지의 장점만 모은 39조 6000억 원 규모 ‘특례보금자리론’의 차질 없는 공급이다. 이날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은 대출금리가 당초 알려졌던 데에서 0.5%포인트 전격 인하됐다. 신청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주금공 홈페이지에 수천 명의 접속 대기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사전 브리핑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은) 정책금융의 특성을 감안해 단기적으로 이익을 못 보더라도 조금 더 낮게 (대출금리를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실수요자에 한해 예외를 조금씩 허락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DSR을 일절 따지지 않으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도 만기연장·대환에 대해 1년간 한시적으로 최초 대출시의 DSR 적용을 허용했다. 금리 인상 탓에 한도가 쪼그라들어 길바닥에 나앉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취지다.
소액의 급전을 구하지 못해 불법사금융의 늪에 빠지는 일도 없도록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연소득 3500만 원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저소득·저신용 차주는 연체 이력과 관계없이 최대 100만 원의 긴급생활비를 즉시 빌릴 수 있다. 3월부터는 모든 자영업자가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의 경우 일부 가계신용대출도 기존보다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개인사업자는 개인신용대출도 끌어다가 사업체 운영에 쓴다는 이유에서지만 제도를 악용하려는 이들의 먹잇감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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