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일반 주주 권익 강화를 위해 기업의 자사주 취득·처분 공시를 강화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한 후 소각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자사주 제도가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쓰인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30일 금융위는 대통령 업무 보고를 통해 자사주 취득·처분 목적 등에 대한 공시 강화 등 국제표준에 맞는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국내 자사주 제도는 본래 목적인 주주가치 제고보다 기업 경영권 방어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애플 등 미국 상장사는 정기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에게 실질적인 배당 효과를 안겨줬지만 국내는 반대였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기업 지배력 강화에 악용하거나 주가 급등 시 매물로 내놓아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는 자사주 취득·처분 목적에 대한 공시 강화 등으로 기업의 책임 있는 자사주 정책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 강제화 등의 방안이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자사주 제도 개선안은 현재 미정이다. 다만 시행 시기는 4분기로 예정됐다.
‘채권 개미’ 지원은 확대한다. 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혜택 대상 상품에 회사채 및 장외주식시장(K-OTC) 내 비상장 주식 등을 포함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권형 펀드만 담을 수 있던 ISA 계좌에 직접 국채와 회사채 등을 담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위험·고수익 채권(BBB+) 이하 등급 등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의 이자 수익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2000만 원 이상 배당소득이나 이자 소득이 나오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인데 하이일드펀드 투자자는 이자 소득에 대해 분리과세 혜택을 줄 계획으로 이자소득세 15.6%만 단일과세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조세특례재한법을 개정할 계획이며 시행 시기는 미정이다.
배당 제도도 손본다. 미국 등 자본시장 선진국에서는 배당액을 먼저 확정한 후 배당 기준일을 설정해 주주들이 배당 정보를 알고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반면 국내는 연말에 배당 기준일을 먼저 정한 후 이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액이 최종 확정돼 ‘깜깜이 배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자본시장법 개정 및 기업 정관 개선 유도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시행 예정 일자는 미정이다. 외국인투자등록제 폐지는 올 3분기 중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 10조 원 이상 상장사의 영문 공시는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이 밖에 금융위는 △대량 보고 의무(5% 룰) 위반 시 과징금 강화(시행 시기 미정) △스튜어드십 코드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반영하도록 개정해 기관투자가의 역할 강화(〃 연중)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종합 방안 마련(〃 연중) 등의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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