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30일(현지 시간) 발생한 모스크 자살 폭탄 테러로 현재까지 8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시신 수습 작업이 진행 중인 데다 중태에 빠진 부상자도 다수이기 때문에 총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아심 칸 페샤와르주 병원 대변인은 31일 로이터통신에 경찰 20여 명을 포함해 총 시신 87구가 수습되었으며 15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 페샤와르의 경찰 단치 관내 모스크에서 오후 예배가 진행되던 중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며 사원 일부가 무너져내리고 신도 다수가 건물 잔해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 당국은 이를 경찰을 목표로 삼은 테러로 판단하고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다. AFP통신은 “지역사무국 바로 옆에 위치한 페샤와르 경찰본부는 시내에서 가장 엄격하게 통제된 지역 중 하나”라며 “현재 전역에서 검문소 증원과 보안군 추가 배치가 이뤄졌으며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의 경우 도시 입구와 각 건물마다 보안 인력이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일 테러 희생 경찰관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기도식과 의장 행사가 치러진 가운데 서방에서는 테러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같은 테러가 예배 장소에서 벌어진 것은 특히 혐오스럽고 비겁한 일”이라고 비판했으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어떤 이유로든 테러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끔찍한 공격’의 희생자들을 향한 애도를 전했다.
이번 테러의 배후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공격 직후 사르바카프 모흐만드 파키스탄 탈레반(TTP) 사령관이 배후를 자처했지만 이내 모함마드 쿠라사니 TTP 대변인은 “모스크 등 종교 장소를 공격하는 것은 우리 방침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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