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연매출이 18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부진한 데다 중국의 코로나 19 봉쇄 정책에 따라 현지 사업이 타격을 입은 탓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이 7조 18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45% 줄어든 7111억 원에 그쳤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 LG생활건강 연매출이 역성장한 건 2004년 이후 약 18년 만이다.
지난 해 4분기 매출 역시 11% 감소한 1조 8078억 원, 영업이익은 47% 줄어든 1289억 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의 사업환경 악화에 따른 소비 둔화로 면세점과 중국 현지 매출이 부진했다"며 "각종 원자재값 상승 여파에 영업이익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화장품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3조 21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5% 줄어든 3090억 원이다. 럭셔리 브랜드 '후'를 앞세워 틱톡과 콰이쇼우 등 중국 신규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며 디지털 전환 성과를 얻었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중국 내 매출이 줄어든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생활용품 부문 매출은 2조 20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898억 원으로 9% 감소했다. 탈모 샴푸 브랜드 '닥터그루트'와 스킨케어 '피지오겔' 등이 라인업을 넓히며 매출이 커졌지만 경쟁 심화와 원자재 값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낮아졌다.
음료 부문은 매출와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 7642억 원으로 1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 늘어난 2122억 원이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 영향으로 편의점과 배달 채널에서 코카콜라 등 탄산음료 판매가 늘어난 효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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