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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조 고용부 기금 온다" 증권사 격돌

올해 'OCIO 최대어' 선정 임박

6조 고용기금, 5개 증권사 경쟁

한투·미래에셋·NH 3강 구도

산재기금은 삼성운용 독주 예상

8년만에 주관사 교체될지 주목





28조 원이 넘는 고용노동부 기금에 대한 전담 운용사 선정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연기금투자풀 등과 더불어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기금을 차지하려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경쟁이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침체된 펀드 시장에서 OCIO가 금융 투자 업계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만큼 업체마다 이번 기금 유치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1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고용부 산하 고용기금과 산재기금은 지난달 말 제안요청서(RFP)를 조달청에 공고했다. 고용부 기금은 6조 6469억 원 규모의 ‘고용보험기금’과 21조 7723억 원 규모의 ‘산재보험기금’ 두 종류로 나뉜다. 고용보험기금은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 등 증권사 5곳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도 이번 주 내로 입찰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산재보험기금은 삼성자산운용의 단독 입찰이 유력한 상황이다. 평가는 교수·변호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맡는다.

고용부는 입찰제안서를 낸 업체들을 대상으로 자격 심사(정량 평가) 상위 4개사를 선별하고 기술 평가(정성 평가)를 진행해 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후 현장 실사와 사업계획서를 검토해 최종 결정한다. 지난 8년간 고용보험기금은 한국투자증권이, 산재보험기금은 삼성자산운용이 전담 운용사를 맡아왔다. 7월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이번에 새로 선정된 2곳이 앞으로 4년간 운용을 맡는다.

증권사들이 맞붙는 고용보험기금 경쟁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이 ‘3강’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고용부 기금 운용에 최적화된 전문 인력을 별도 조직으로 두고 운용해온 만큼 기술 점수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OCIO에 선정되며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특히 퇴직연금 부문에서의 자산 배분 노하우가 강점이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을 밀어내고 서민금융진흥원 OCIO에 선정된 NH투자증권도 150여 명의 전문 인력 풀을 확보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KB증권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KB증권은 산재보험기금 총괄본부장을 7년간 지낸 김성희 본부장을 비롯한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OCIO 사업 조직을 본부 단위(OCIO솔루션본부)로 확대했다.

금융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증권사들이 입찰할 수 있는 큰 장은 고용부 기금이 유일하다”며 “실적(트랙레코드)을 축적해야 다른 기금 수주에 유리하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재보험기금 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의 독주가 예상된다. 사실상 OCIO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입찰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을 위해서는 10명 이상의 전담 조직을 구성해야 하는데 인건비 대비 낮은 보수율 탓에 운용사들이 참여를 주저하는 것이다. 산재보험기금의 추정 보수율은 0.045%다. 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인력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며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외형적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기관에 이어 민간 부문의 OCIO 관련 수요가 점점 늘어나며 1000조 원대까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퇴직연금의 유입 기대감도 한몫한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DB형 퇴직연금에서 적립금운용위원회 설치 및 투자정책서(IPS) 작성이 의무화됨에 따라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OCIO 위탁 운용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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