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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생태계 살리려면 IPO문턱 낮추고 정책자금 확 늘려야"

[K바이오 리더에게 듣는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성남=오승현 기자




"극심한 자금난을 겪는 시기에 하필이면 정부가 정책 자금을 줄이고, 기업공개(IPO) 문을 좁힌 건 완전한 타이밍 실책입니다. 지금이라도 정부 지원을 대폭 확대하지 않으면 K바이오 생태계가 붕괴 위기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정규(사진)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 대표는 2일 판교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정부의 바이오산업 지원 정책에 대해 이같이 쓴소리를 했다. 이 대표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이자 바이오 업계 민간 모임인 혁신신약살롱을 주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벤처캐피탈(VC)의 민간 중심 전환, 부적격 바이오 상장사 필터링 등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속도와 절차는 물론 시기가 부적절했다"며 "바이오산업이 고사한 후에 되살리는 우를 범하지 말고 어려운 시기에 마중물이 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행 IPO 기준으로는 2~3년 내에 신규 바이오 상장사가 소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매출이 없는 바이오벤처가 강화된 상장 조건으로 알려진 임상 2상 1~2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000억 원 정도 기업 규모로 민간 투자를 확보해 둬야 한다"며 "이런 기업이 상장 후에는 시가총액 4000억 원은 돼야 투자 구조가 맞는데, 이 기준을 맞출 바이오벤처는 2~3년 뒤에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IPO 문턱을 높이기보다 차라리 문제가 되는 기업을 단호하게 퇴출하는 방안이 선순환을 유지하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업계 스스로도 생존을 위해 창의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최근 레고켐바이오(141080), 알테오젠(196170), 펩트론(087010), 수젠텍(253840) 등 대전 기반 바이오벤처 1세대가 500억 원 규모 바이오펀드 조성에 나선 것이 바로 그런 노력”이라며 "악순환을 막기 위해 바이오 상장사가 비상장 바이오벤처를 돕기 위해 협력한 선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최근 판교 지역 바이오벤처 사이에서도 전략적 제휴, 지분 투자 등 생존을 위한 연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K바이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바이오 관련 내수 시장이 전무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며 "글로벌 신약 개발사들이 밀집한 스위스 같은 모델을 참고해 차근차근 기술력과 임상 데이터를 쌓아간다면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성남=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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