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의 강성부 대표가 2일 공개매수가 진행중인 오스템임플란트(048260)를 놓고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 컨소시엄은 같은 사모펀드인데 싸울 생각은 전혀 없다” 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역할을 제안한다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유니슨측이 24일까지 주당 19만원에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공개 매수하는 데 대해 응할지 여부에 대해선 확답을 미뤘지만 긍정적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경제신문 시그널과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유니슨 측 으로부터 어떤 제안을 받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는 우리와 긍정적으로 잘 풀어보려고 한다고 알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강 대표가 이끄는 KCGI는 지난 연말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6.92%(103만8256주)를 사들였다. 지난해 12월 21일 KCGI가 밝힌 지분 보유 목적은 ‘경영권 영향’으로 KCGI는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한 경우 회사의 경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정관의 변경 등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혀 사실상 오스템임플란트의 창업주인 최규옥 회장에 대해 ‘적대적 M&A(인수·합병)' 계획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최 회장에 우호적 입장으로 유니슨캐피탈과 MBK파트너스가 연합군을 형성해 오스템임플란트 공개 매수에 나서 KCGI의 행동주의 투자 전략은 적잖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유니슨측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22.3%를 보유한 최 회장의 지분 중 절반 가까운 9.3%를 인수하고 추가로 이달 24일까지 주당 19만원에 공개 매수를 벌여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겠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강 대표는 “호랑이를 잡으러 왔는데, 호랑이가 가죽만 남아 버렸다” 면서 “가죽을 상대로 싸울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혀 유니슨측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이어 “이미 KCGI가 투자한 펀드는 일정 이상 수익률을 달성했다” 면서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하고 목소리를 낸 덕분에 최 회장이 유니슨 측에 매각 결심을 굳힐 수 있었고, 그 결과 개인 주주들도 예상보다 빨리 주가 상승의 혜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KCGI의 펀드는 오스템임플란트 투자로 연환산수익률(IRR)100%달성했고, 펀드 전체는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강 대표는 다만 유니슨컨소시엄이 제안한 공개매수에 응할 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실리적 측면에서 수익은 달성했지만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 가치를 올리겠다는 당초 투자 명분은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엑시트(투자금 회수)전략을 유니슨 측과 상의할 것은 아니고 무엇이 더 우리 펀드 출자자에게 이익이 될 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 이라면서 “일단 오스템임플란트가 ‘최규옥 회장 체제’에서 벗어난 것은 성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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