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글로벌 경기둔화, 수출 부진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5%까지 낮췄다.
한경연은 3일 경제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9%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지난해만 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했지만 경기 위축 속도가 빨라지자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한경연의 예상치는 기획재정부 1.6%,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 1.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보다 낮은 수치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전망치 1.5%와 같다.
더욱이 수출은 반도체 수출 부진 영향으로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 3.1%보다 1.9%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경상수지도 서비스 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145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323원보다 108원 하락한 1215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한경연은 무엇보다 한국에 글로벌 경기 둔화를 극복할 성장 모멘텀이 없다고 봤다. 내수 부문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지난해 4.4% 성장에서 올해 2.4% 성장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나아가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감소, 자영업자 소득 감소,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소비가 한층 더 위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부문의 공격적 투자에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본조달 비용 부담이 가중되며 2.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도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 차질 등으로 0.5% 뒷걸음질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상반기 이후 점차 안정되고 달러 강세 현상이 완화되면서 지난해보다 1.7%포인트 낮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급진적 긴축 기조를 지속하거나 과도한 수준의 민간 부채가 금융시장의 위기를 가져오면 성장률의 감소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때 과도한 재정지출로 정책적 지원 여력마저 떨어져 성장률 하향 전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위축 폭이 커지거나 반도체 이외의 주력 수출 품목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수출 증가세가 더욱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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