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일본 합작회사인 ‘Z홀딩스’ 주가가 최근 고공 행진하고 있다. Z홀딩스 내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과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을 합병, 본격적으로 시너지가 날 것이란 기대감이 이유다. Z홀딩스가 아시아최대 AI(인공지능) 컴퍼니를 지향하는 상황에서 최근 챗GPT 바람이 부는 것도 호재다. 네이버 역시 반토막 났던 주가를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5일 도쿄거래소에 따르면 Z홀딩스 주가는 올해 들어 28.04% 올랐다. 특히 네이버가 실적을 발표한 3일에는 전날보다 12.21%(45.7엔) 급등한 420.1엔에 거래를 마쳤다. Z홀딩스의 주가는 2021년 11월 750엔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긴축 여파로 주가는 지난해 12월 330엔으로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Z홀딩스는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을 보유한 소프트뱅크와 라인의 관계사인 네이버가 지분 절반씩을 투자해 설립한 A홀딩스의 자회사로, 2021년 출범했다. A홀딩스는 Z홀딩스 지분 64.78%를 보유 중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이사회 절반을 맡아 A홀딩스를 공동 경영 중에 있다. Z홀딩스는 라인, 야후재팬, 페이페이를 3대 핵심 축으로 한다. 일본 내 사용자는 총 2억2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라인증권, 라인페이, 데마에칸(음식 배달 앱 서비스), 조조타운(패션), 잇큐(여행·외식) 등이 모두 Z홀딩스 산하다. Z홀딩스 보유 기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해 ‘Z경제권’이라는 말도 나온다.
최근 Z홀딩스 주가 강세는 긴축 기조 완화 기대감이 가장 크다. 여기에 2일 Z홀딩스 이사회가 2023년 회계연도 말까지 산하의 라인과 야후재팬을 합병하겠다고 밝힌 것도 호재다. Z홀딩스가 출범했다지만 최근까지는 별다른 시너지를 보지 못했는데 합병을 통해 의사 결정 과정을 단축하고 비용과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Z홀딩스는 합병을 기반으로 회계연도 2023년 매출 2조 엔(약 19조 766억 원)과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 3900억 엔(약 3조 7200억 원)을 제시했다“며 “통합에 따른 시너지가 실적 개선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호재다. 나스닥에 상장된 메타의 주가는 올해 49.53% 급등했다. 오 연구원은 “ 동종 업계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면 본체인 네이버의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이다. 네이버도 최근 주가가 강세다. 올해 24.51% 상승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대비 20.1% 개선된 8조 2201억 원으로 처음으로 매출 8조 원을 넘겼다. 엔데믹으로 인터넷 사용자는 줄었지만 콘텐츠 부문 매출은 1조 2615억 원으로 91.3% 개선됐다. 챗GPT 관련주로 꼽히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의 확장을 위해 삼성전자(005930)와 AI 반도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주가가 최근 급등했고 Z홀딩스 역시 구체적 합병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만큼 기업 가치를 잘 판단해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