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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떨어지자 개미 몰렸다…3.6兆 쓸어담은 것은

금리 하락 가팔라지자 회사채 '폭풍매입'

장외시장서도 9600억 사들여

은행·법인 제치고 순매수 1위

회사채 ETF에도 1.1조 유입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회사채를 3조 원 넘게 사들이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회사채 물량을 소화하는 주체는 기관과 법인이었지만 올해는 개인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금리 인상기를 거치며 채권 투자에 눈뜬 개미들이 최근 시중금리 하락세가 가팔라지자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회사채로 몰려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서울경제가 국내 5개 증권사(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신한투자·대신증권)의 자료를 취합한 결과 올 들어(1월 2일~2월 3일 기준) 이들 증권사의 개인 상대 회사채 판매 규모는 3조 6570억 원에 이른다. 올 1월 한 달간 주요 증권사 리테일 창구를 통한 채권 판매액이 5조 원을 조금 넘어섰던 것을 고려하면 채권 가운데서도 회사채가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수 타깃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회사채 순매수세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개인들의 회사채 순매수액은 9592억 원으로 전년 동기(2911억 원)의 3배를 넘어섰다. 그간 회사채 물량 소화 주체로 나섰던 은행(3626억 원), 기타 법인(6131억 원) 등을 모두 제치고 투자 주체 중 순매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들은 국채(6187억 원)보다 회사채를 더 많이 사들였다.



간접투자 시장에서도 국채 대비 회사채 상품 투자 성장세가 도드라진다. 올해 회사채를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자금은 1조 1218억 원에 달한다. 3일 기준 회사채 비중이 50% 이상인 ‘ACE 종합채권(AA-이상)KIS액티브’로 2029억 원이 흘러들었다. ‘TIGER 24-10회사채(A+이상)액티브(1321억 원)’ ‘ACE 23-12회사채(AA-이상)액티브(999억 원)’ ‘KBSTAR 23-11회사채(AA-이상)액티브(936억 원)’도 순유입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시중금리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자 지난해 말부터 몸집을 키우고 있는 채권 개미들이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 중에서도 안전자산에 속하는 국채 대비 회사채는 금리 변동 폭이 훨씬 크다. 강한 긴축이 지속됐던 지난해부터 가격 하락 폭이 컸던 만큼 향후 가격 반등에 따른 투자수익률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최근 개인들의 회사채 매수세가 특히 신용이 부실하지 않으면서도 금리 수준이 높은 A+~AA-급 캐피털채로 몰리고 있다는 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올 들어 회사채 시장금리는 꾸준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5.7% 선까지 뛰었던 AA-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올 1월 4% 선에 진입한 후 이날 4.237%로 거래를 마쳤다. BBB-급 3년물 역시 이날 10.504%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수취 또는 중장기적인 자본 차익 기대에 따른 개인들의 채권 매수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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