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국내 3사의 시장점유율이 전년보다 6%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각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기세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업체에 밀려 좀처럼 시장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8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BEV·PHEV·HEV)의 배터리 총 사용량은 517.9GWh(기가와트시)로 2021년보다 71.8% 증가했다. 국내 3사는 성장세를 지속했으나 시장점유율은 2021년 30.2%에서 2022년 23.7%로 6.5%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59.4GWh에서 70.4GWh로 18.5%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19.7%에서 13.6%로 6.1%포인트 내려갔다. 연간 기준 점유율 2위는 유지했다.
시장점유율 5위 SK온과 6위 삼성SDI의 사용량도 각각 61.1%, 68.5% 늘었다. 그러나 점유율은 SK온이 5.7%에서 5.4%로, 삼성SDI가 4.8%에서 4.7%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대부분 세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며 약진했다. 1위 CATL은 배터리 사용량이 99GWh에서 191.6GWh로 2배 가까이 늘며 점유율도 33.0%에서 37.0%로 뛰었다. 3위 BYD의 시장점유율은 8.7%에서 13.6%로 올라 LG에너지솔루션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점유율 7∼10위에 포진한 CALB·궈시안·선와다·파라시스는 모두 배터리 사용량이 2~3배로 늘며 한국 업체들을 바짝 뒤쫓았다. 10위 안에 있는 중국 업체 6곳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2021년 48.2%에서 2022년 60.4%로 상승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SNE리서치는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한국계 3사와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더욱 과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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