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023530)과 신세계(004170)가 백화점 호황에 힘입어 지난 해 4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패션 시장이 커진 덕에 롯데쇼핑 백화점 부문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신세계 백화점은 8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외부 환경으로 인해 일부 자회사들은 적자로 전환하거나 손실 폭을 키웠다.
롯데쇼핑은 8일 공시를 통해 지난 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3조79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8.5% 감소한 1011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백화점의 선전이 돋보였다. 백화점은 매출이 8900억원으로 6.6% 신장했다. 해외패션(7.8%), 식품(14.8%) 등이 강세를 보이며 기존점 매출이 10.7% 늘었다. 다만 판관비 증가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중국 사업부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은 13.7%가 감소한 177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신세계는 2022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5% 늘어난 2조 214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가 증가한 141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세계 백화점 부문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6686억원, 영업이익은 6.9% 늘어난 149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업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여성패션 전문관(센텀시티점)을 오픈한 데 이어 SSG닷컴 신세계백화점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관, 업계 최초 푸빌라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홀더 파티 등 온·오프라인에 걸쳐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인 덕분이라는 게 신세계 측 설명이다.
자회사들은 업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쇼핑 마트 부문은 고물가 속 가정간편식(HMR), 주류 판매가 늘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4분기 마트 매출은 6.5% 늘어난 1조422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슈퍼는 점포 효율화 작업으로 점포 수가 33개 줄어든 영향으로 매출이 5.1% 감소한 31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구조조정 노력에 따른 판관비 절감 효과 덕분에 영업손실이 50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e커머스 역시 버티컬 커머스 중심으로 손익 구조를 개선하며 영업적자를 축소했다. 컬처웍스는 대작 개봉 효과에 매출은 59% 늘어난 1150억원을 기록했고, 2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를 줄였다.
해외 패션과 화장품 등의 판매량이 늘며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4분기 기준 매출액 43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했다. 화장품 사업부가 8% 신장했고, 패션과 라이프는 각각 3%씩 늘었다. 하지만 투자비용이 늘어나 영업이익은 36% 줄어든 193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임대수익과 호텔 매출이 늘며 매출액 891억원, 영업이익 18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대형 가전 수요가 줄며 롯데 하이마트 매출액은 17.1% 감소한 7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이 더해져 45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폭을 키웠다. 또한 홈퍼니처 시장이 위축되며 신세계까사는 매출액이 18% 줄어든 592억원에 그쳤다. 면세점 사업부는 팬데믹으로 꺾인 실적이 회복되기 전에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 등의 혜택이 끝나며 적자로 전환했다. 신세계디에프의 매출액은 996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1%가 늘었지만, 올해 인천공항 임대료와 상반기에 납부할 특허수수료가 선반영되면서 26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