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352820)가 경쟁사인 대형 K팝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전격 선언하면서 카카오(035720)로 기울던 SM엔터 경영권 분쟁의 판세가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됐다. 앞서 카카오는 7일 에스엠(041510)이 단행할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사채 인수로 2대주주에 올라서고 카카오와 손잡은 에스엠 경영진을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었다.
하이브는 10일 이수만 에스엠 전 총괄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하고 다음 달 1일까지 에스엠 주식 최대 25%를 주당 12만 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에스엠 1대주주는 이 전 총괄로 지분율은 18.46%인데 하이브가 예정대로 다음 달 6일 지분 14.8%를 사들이면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 전 총괄은 이성수·탁영준 에스엠 공동 대표이사가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등을 돌리고 카카오 및 얼라인파트너스와 연합해 자신을 회사 운영에서 완전 배제하자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손잡고 반격에 나섰다. 다만 하이브의 에스엠 인가가 계획대로 진행되려면 카카오가 에스엠의 유증에 참여하지 못하게 이 전 총괄이 8일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야 해 하이브의 지분 취득일도 다음 달 6일로 잡혔다.
이 전 총괄이 하이브와 동맹을 맺고 물량 공세를 벌이자 에스엠 경영진은 이날 상위 직책자 25명과 함께 내놓은 입장문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반대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에스엠 경영에 엄청난 피해를 줬다며 이 전 총괄의 퇴진을 주장해온 얼라인파트너스도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은 'SM 3.0' 멀티프로듀싱 전략을 실행할 경우 기대되는 매출·영업익 상승 여력 등을 고려할 때 너무 낮다" 며 “매수가를 올리라”고 비판했다.
카카오도 이날 “에스엠과 오랜 기간 다양한 사업 협력을 논의해왔다”며 증자 참여 계획을 재확인했다. 다만 카카오는 "현재로서는 추가 지분 인수 계획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혀 법원의 가처분 인용 여부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카카오엔터를 보유한 카카오나 하이브 중 어떤 곳이 에스엠의 최종 주인이 될지에는 적잖은 진통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어느 쪽이 품든 초거대 엔터 기업의 등장으로 독과점 우려가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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