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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땐 디젤로 비상 발전…IDC, 2.5초면 재가동

◆10년 무사고…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가보니

지하에 경유 60만리터 보관실 구축

비상시 연료 태워 70시간 전력 생산

두꺼운 철벽으로 UPS 소음 차단도

자연 통풍 시스템에 녹지까지 조성

서버 10만대 발열 효과적으로 제어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사진 제공=네이버




강원 춘천시 동면 구봉산 자락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IDC) '각 춘천'. 유리문을 열자 열차 주변에서 들을 정도의 100데시벨(dB) 소음이 울렸다. 모양과 크기가 증기기관차 한 칸과 비슷한 비상전력장치들 속에서 터빈 10여개가 각자 초당 60번 회전하면서 내는 소리였다.

올해 개소 10주년을 맞아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운영을 떠받치는 ‘각(閣)’ 의 내부 모습이 지난 9일 일부 공개됐다. 축구장 7배에 달하는 5만 4229만㎡ 부지에 지어진 각은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비상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실. 배터리가 아닌 경유로 가동되는 '다이내믹 UPS'를 도입했다. 사진 제공=네이버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다이내믹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였다. UPS는 재난재해로 IDC 외부 전력이 끊길 경우에도 셧다운(가동 전면 중단)되지 않도록 비상전력을 공급한다. 대부분 UPS는 전기 배터리를 쓰지만 각은 다르다. 디젤(경유)을 태워 ‘인덕션커플링’이라는 터빈을 돌리는 역학적(다이내믹) 발전방식을 채택했다. 지난해 10월 판교 IDC 화재 당시 카카오 서비스 장애는 UPS 배터리마저 고장을 일으킨 것이 결정적 원인이 됐는데, 다이내믹 UPS는 이런 약점에서 자유롭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사진 제공=네이버


대신 소음을 감수해야 한다. 네이버는 소음이 인근 마을로 퍼지지 않도록 각에서도 정가운데 본관 지하에 UPS실을 두고 그 외벽을 원자력발전소만큼(통상 1m 이상) 두꺼운 철근콘크리트로 덧댔다. 밖에서는 작은 기계음 정도였던 소리가 UPS실 문을 열자 열차 소리만큼 커져 취재진 모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런 UPS가 각 전체에 10대가 넘는 걸로 알려졌다. 외부 전력이 끊기면 2.5초 만에 비상전력을 공급한다. 이때 평소에도 풀가동 중인 터빈이 관성의 힘으로 7초 간 더 돌 수 있어 2.5초의 공백까지 메울 수 있다. 현장을 소개한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은 “지하에 경유 60만 리터(L)를 보관하고 유사 시 70시간 동안 국내 IDC 최대급 수전용량(공급받는 전기 총용량)인 40㎿(메가와트) 전력 전력을 생산한다”며 “개소 후 10년 간 무사고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동석한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IT서비스본부장도 “철저한 이중화 조치와 장애관제를 더해 적어도 서비스 전면 장애가 발생하는 일은 없도록 했다”고 자신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서버실. 사진 제공=네이버


서버 10만 대를 보관한 일(一)자 모양의 서버실 3동(북관·서관·남관)이 UPS실이 있는 본관을 디귿(ㄷ)자로 둘러쌌다. 직접 내부를 살펴본 남관은 전체적으로 목재색을 띠어, 조선시대 책을 보관했던 목재시설인 ‘장경각’을 연상케했다. 서버들은 업계 평균인 40유닛(1유닛은 통상 4.45㎝)보다 높은 52유닛 높이로 쌓여있어 고개를 올려 둘러봐야 했다. 1초마다 7400개의 검색어, 2500개의 메일 등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서버 밀도를 높인 것이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건물 외관. 바람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진 제공=네이버


서버실 뒤로 14개 방을 갖춘 로비가 나타났다. 서버 밀도만큼 높은 발열을 잡기 위해 자연 바람까지 끌어다 쓰는 시설이다. 바람길을 내어 습기를 차단했던 장경각과 비슷하다. 방마다 캐비닛 모양의 냉각필터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바깥 바람이 이 방들을 차례로 거쳐 냉각된 후 서버실로 간다. 서로 수십m씩 떨어진 건물 4동 외엔 모두 깽깽이풀, 양지꽃, 벌개미취, 바람꽃 등 화초와 나무로 이뤄진 녹지로 채워졌는데, 이 역시 열을 제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동 중 “길바닥 밑에도 친환경 요소가 숨어있다”는 현장 직원의 말에 아래를 봤더니, 아직 눈이 그대로 쌓인 주변과 달리 깨끗했다. 폐열이 땅 밑을 데워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식물이 자라는 온실 난방도 이런 폐열 재활용으로 이뤄진다. 각은 국제 친환경 건물인증제도 리드(LEED)의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받았다.

최근 챗GPT로 인한 AI 경쟁 가속화는 IDC의 또 다른 화두가 됐다. 네이버 역시 AI 기술과 서비스를 받쳐줄 인프라인 IDC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하반기 제2 IDC ‘각 세종’이 문을 열면 서버 수는 총 10만 대에서 70만 대로 7배 늘어난다. 노 센터장은 “서버 확대 시 따라오는 발열 문제에도 집중할 것”이라며 “직간접 하이브리드 외기(外氣), 액체 냉각 등 발전된 냉각시스템 도입을 중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자연 바람 냉각시스템의 경우 온난화·황사·꽃가루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할 추가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IDC별로 매년 수천억 원을 투자하고 10년 간 200회 이상 진행해온 재난재해 훈련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서버실에 있는 식물원. 사진 제공=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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