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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쌓인 반도체 빅2…'日 웨이퍼' 수입 27% 뚝

글로벌 생산량 등 업황 가늠 잣대

지난해 4분기 수입 2577억 그쳐

전년비 26.6% 줄어 2022년 최저

삼성·하이닉스 재고 10년來 최대

수요 둔화 속 원자재 관리 나선 듯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 제공=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SK하이닉스


지난해 4분기 일본에서의 실리콘웨이퍼 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2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업황 악화로 인한 원자재·재고량 관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무역협회 K스탯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품목체계(MTI)를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여온 실리콘웨이퍼는 2억 289만 6000달러(약 2577억 원)어치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21년 4분기의 2억 7666만 달러(약 3515억 원)보다 26.66% 줄어든 액수다. 또 지난해 1~4분기 분기당 수입액 중 가장 낮은 액수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들여오는 실리콘웨이퍼가 4분기에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나라의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실리콘웨이퍼는 반도체 제조에서 가장 핵심인 동그란 원판 모양의 재료다. 반도체 제조 기업들은 이 원판을 반도체 공장에 투입해 수백 가지 제조 공정을 거친 뒤 D램·낸드플래시 등 칩을 만들어낸다. 반도체 웨이퍼의 기술력은 일본이 상당히 뛰어나다. 일본에는 신에쓰화학·섬코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용 웨이퍼 시장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기업들이 있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들에 상당량의 웨이퍼를 공급받는다. 따라서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웨이퍼 수입량의 등락은 국내 반도체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현재 정보기술(IT) 시장의 수요 부진과 메모리 시장 불황으로 재고량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들의 재고 수준은 20주(약 5개월) 이상을 기록했다. 20주 재고는 지금부터 5개월이 지나도 현재 창고에 쌓인 제품을 모두 판매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통상 적정 재고 수준은 5~6주가량이다. 이 재고 수준이 10년 만에 최대라는 분석이 나올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반도체 회사들은 재고 조절을 위해 핵심 원자재인 웨이퍼 구매를 줄이면서 생산량 감축 전략을 택하는 추세다. 반도체 공장에 투입되는 웨이퍼를 줄여 재고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의 생산량을 줄이면서 재고 조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 불황에 따른 ‘인위적 감산’이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삼성이 신규 투자 속도를 늦추면서 웨이퍼 투입량과 생산 기조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한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에 세계적인 메모리반도체 회사들도 올해 설비투자를 대폭 축소하거나 감산을 택하고 있다. D램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올해 웨이퍼 투입량을 지난해보다 20% 줄이기로 결정했다.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기옥시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기존 대비 30%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낸드플래시 업체 웨스턴디지털 역시 올해 1월부터 웨이퍼 투입을 기존의 30%나 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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