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장비 1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전자빔 검사 장비 신제품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어플라이드는 글로벌 사업지 가운데 처음으로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기로 하고 부지 선정 작업에 한창 진행 중이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는 13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전자빔 검사 장비 'SEM비전 G10'과 '프라임비전 10' 등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반도체 공정 중 전자 빔을 웨이퍼 위에 쏘아서 결함을 검출하는 장비다. 렌즈에 투영되는 빛을 활용하는 광학 시스템보다 검출 면적은 작지만, 전자빔은 더욱 세밀하고 깊숙한 곳까지 검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기존 고온전계방출(TFE) 방식 전자빔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냉전계(CFE) 방식을 도입했다. TFE는 섭씨 1500도 이상 고온에서 전자빔을 쏘지만 CFE는 상온에서 전자빔을 쏘는 것이 특징이다. 온도가 낮은만큼 전자가 더욱 빽빽하게 모여있어서 TFE 전자빔보다 해상도가 50% 높고 같은 해상도에서 이미지 처리 속도가 10배 빠르다. 어플라이드는 전자빔 출입구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이석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 기술담당 총괄은 "CFE 전자빔 시스템은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시스템 반도체와 고집적 D램, 초고용량 3차원(D) 낸드 플래시 등 초미세 반도체 생산 장비 검사에 적합하다"며 "반도체 생산 중에 공정 진행 상황을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어 비용 절감과 제조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어플라이드는 전자빔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국내에 새로운 전공정 R&D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전공정 장비는 반도체 미세 회로 제조에 필요한 핵심 장비군을 뜻한다. 미국에 본사를 둔 지난해 7월 경기도, 산업통상자원부와 R&D센터 신설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고 부지 선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광선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 사장은 "미국을 제외한 나라에서 전공정 연구소를 짓는 것은 한국이 첫번째 사례"라며 "전공정 연구소를 국내에 구축하면 한국 고객사들과 유기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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